中 사채자금 80% 공무원 돈, 돈 떼여도 말 못하고 '끙끙'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09.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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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워치]2210억 사채 전주 도피 뒤 체포, 80%가 공무원 자금?

중국 제조업 도시로 유명한 원저우(溫州)에서 사채업자가 사채(私債)자금을 받아 놓고 도주해 돈을 떼이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사채놀이 하는 공무원도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채에 대한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원저우시 융자(永嘉)에 사는 스샤오졔(여)씨는 지난 21일, 사채자금 13억위안(약2210억원)을 모집한 뒤 잠적했다가 융자경찰에 체포됐다.



스씨가 모집한 자금 중 상당수는 아직 행방이 묘연한 채 회수되지 않고 있어 그에게 돈을 맡긴 사람들 상당수는 돈을 떼일 처지에 놓여 있다. 특히 이 자금 중 80%에 이르는 10억위안 정도는 공무원 자금으로 알려지고 있어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스씨에게 돈을 맡긴 한 사람은 “스씨가 모집한 13억위안 중 80% 정도는 공무원이 낸 '관인(官銀)'이며 공무원 가운데는 국장급 이상의 고위층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관인(官銀)이란 장강삼각지 지역에서 공무원 자금을 뜻하는 말로 관인이 평상시에 쓰일 정도로 공무원 자금이 사채시장에 상당히 흘러들어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씨는 슌지(順吉)그룹에서 재무관련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9년9월에 사직하고 사채업을 시작했다. 스씨는 슌지그룹의 스슌지 회장과 친척관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스씨는 회사를 그만둔 뒤에도 슌지그룹의 재무담당 업무가 많을 때는 회사에 나가 관련 업무를 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씨는 이를 이용, 사채자금을 모집할 때 슌지그룹과 관련된 것처럼 홍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슌지그룹과 스씨의 사채와는 현재까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씨가 잠적했다 체포된 이후 지난 24일까지 슌지그룹은 정상적으로 영업중이다.

한편 관인은 원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일반화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저장(浙江)성 장산(江山)시는 ‘당원과 국가 공무원의 불법 민간금융(사채) 참여 금지 방안’을 발표해 공무원과 당원이 사채놀이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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