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국민은 대체로 유로존 가입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로존 자체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폴란드가 굳이 유로존 가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CNBC는 지속되고 있는 그리스 위기에도 불구하고, 폴란드의 많은 국민들은 유로존이 더 나은 정치적 리더십과 더 효율적인 경제정책을 가져올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 소비에스키 연구소의 얀 필립 스타니코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가입은 유럽 통합하느냐 반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폴란드의 경제여건을 생각해야하는 문제라고 말한다.
전 폴란드 재무부 차관 출신인 마리안 모스조로 IESE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그리스의 유로존 가입은 파티에 참석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즉, 파티에 너무 늦게 가는 것도 나쁘지만 너무 일찍 가는 것도 좋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비싼 입장료를 지불해야 할 상황이라면, 클럽에 들어가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폴란드가 서둘러 유로존에 가입할 이유가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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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3800만명의 인구를 갖고 있는 폴란드는 유로존을 출범시킨 마스트리히트 조약이 요구하고 있는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높고, 폴란드 통화인 즐로티화의 안정성이 기준에 미달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주 금요일 즐로티화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1년여 만에 시장에 개입하기도 했다.
만약 폴란드가 유로존에 가입하면, 폴란드는 유로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통화 불안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에스키 연구소의 스타니코 애널리스트는 폴란드가 유로존에 가입하면 수출부양을 위해 환율을 이용하지 못하고, 스페인의 전철을 밟으며 제조업의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폴란드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수출이 담당하고 있다.
폴란드의 유로존 가입을 찬성하는 쪽은, 폴란드가 유로존에 들어가면, 국가 신용도가 상승하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하락하고, 저평가된 산업섹터로 자본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IESE 비즈니스 스쿨의 모스조로 교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처럼 주요 경제국의 신용등급이 상승은커녕 오히려 강등되면서,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로존에 가입하더라도 자산의 효율적인 배분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일랜드와 스페인, 그리스의 예를 보더라도, 유로존 가입 이후 유입된 싼 자금들이 몰려든 곳은 부동산시장이었고, 부동산 거품만 양산됐다는 설명이다.
결국 국민들의 바람과 달리 폴란드가 유로존 가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