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한철 장사? "올해는 장기레이스였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11.09.2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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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예산안]김동연 예산실장 '현장' 중시 예산 편성

"요즘 대학생은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공부를 잘해 취업할 수 있는데도 창업하는 학생, 충분히 취업할 수 있어서 취업하는 학생, 취업할 수 없어서 창업하는 학생 이렇게 말입니다. 우리는 첫 번째와 세 번째 학생을 타깃으로 청년 창업 지원 예산을 짰습니다."

예산은 한철 장사? "올해는 장기레이스였다"


내년 예산안 편성을 마친 김동연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27일 예산을 짜는 과정에서 '현장'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가능하면 현장에 나가서 보고 들으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대학생, 예술인, 장애아를 둔 부모 등 각계각층 인사들을 만나 '우리 국민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찾아가는 예산실'도 현장을 중시한 예산편성 방식이었다. 과거에는 각 부처가 예산실을 방문해 자신들의 사업계획과 필요한 예산 규모 등을 설명했지만 올해는 반대로 예산실이 각 부처를 찾아가 토론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국회의원들도 통화하기 힘들다는 예산실 사람들이 직접 부처로 찾아간 것. 36개 부처 중 24개 부처를 직접 방문했다. '현장 중심 예산 편성' 덕분에 '한철 장사'라는 예산실 업무가 '연초부터 장기 레이스'가 됐다.

예산 편성 여건도 예년보다 쉽지 않았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정치권, 지자체 등에서 각종 요구가 쏟아져 들어온 것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도 잇따랐다. 예산안 편성이 한창이던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균형재정 달성 시점을 1년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재정건전성 강화 속도를 높이라는 지시 인 만큼 지출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유럽재정 위기가 심화되고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진 점도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실물경기 후퇴 우려에 대비한 내용을 예산에 반영해야 했기 때문이다. 재정건전성과 경기부양이라는 상충되는 요소를 예산에 반영해야 하는 작업이었던 셈이다.

김 실장은 "단기적으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되 아직 현재화되지 않은 경제위기가 현실로 닥칠 때를 대비해 곳간을 채워 놓는데 중점을 뒀다"고 새해 예산안 편성 기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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