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자? 은행은 기업의 '동반자'"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1.09.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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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짝꿍, 100년 은행 100년 기업의 따뜻한 동행]임창섭 하나금융 부회장 인터뷰

"대부자? 은행은 기업의 '동반자'"


기업금융의 본질이 뭘까. 임창섭 하나금융지주 기업금융부문장(부회장. 사진)은 "지속성장 가능한 사회적 기업을 발굴하고 기업의 가치를 제고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은행이 단순한 '대부자'(Lender)가 아닌 기업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동반자'(Partner)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상생' '공생'도 은행과 기업의 끈끈한 신뢰 관계가 전제돼야 한다는 게 임 부회장의 생각이다. 지난 28일 임 부회장을 만나 금융의 실물 지원과 은행과 기업의 '동반성장'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 '기업금융'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지속성장 가능한 사회적 기업을 발굴하고 기업의 가치를 제고시키기 위한 '솔루션 프로바이더'라고 봅니다. 금융회사와 기업은 한 배를 탄 동지입니다. 따라서 일시적인 트랜젝션(transaction. 거래) 관계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단순히 자금을 조달해 주는 '대부자'가 아닌 '동반자'로서 은행이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 경제 환경이 변하면서 은행의 실물 지원 역할도 바뀌고 있는데요.
▶ 기업들이 은행에 원하는 니즈가 변했습니다. 과거엔 은행이 '섀도우 CFO'(그림자 CFO) 역할을 하면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기업들이 론(대출) 베이스 업무는 물론 재무 설계, 사업재편 방향 등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원합니다. 하나금융이 매트릭스 조직을 처음 도입하고 종합적인 기업금융 업무를 제공하는 것도 이런 변화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섭니다.



- 최근 일부 대기업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는 과정에서 은행과 갈등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 은행과 기업이 서로를 파트너로 생각하고 투명한 정보공유를 통해 문제 해결을 협의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 해서 갈등이 노정됐다고 봅니다.

- 기업금융의 동반자로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게 있으시다면요.
▶ 실물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선 제도적 측면과 인적 측면이 둘 다 바탕이 돼야 합니다. 하나은행은 기업투자은행(CIB) 모델도 처음 들여와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습니다. RM(기업금융전담역) 등 기업금융 담당 인력에겐 해당 업종 등의 전문가가 되도록 섹터 커버리지(Sector Coverage)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하나은행 기업금융의 최대 강점은 무엇인가요.
▶ 조직의 경쟁력입니다. 은행과 투자은행(IB), 부동산을 하나로 묶어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CIB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IB(하나대투증권)와 부동산(하나다올신탁)은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 역할을 수행하고 RM은 기업과의 오랜 관계를 바탕으로 섹터 커버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금융회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입니다. 기업고객전담제도(AM)와 RM 제도를 처음 도입해 보편화시킨 것도 바로 하나은행입니다.


-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문제가 심각합니다. 지금의 삼성이나 LG, SK처럼 세계 굴지의 대기업이 나오려면 중소기업 금융지원도 매우 중요할 텐데요.
▶ 성장성 있고 유망한 중소기업을 끊임없이 발굴해 은행과 동반성장하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공동으로 저리의 자금을 지원하는 '상생협력대출'이나 대기업의 협력업체에 결제성 자금을 빌려주는 '상생패키지론'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임창섭 하나금융 부회장 프로필
△1954년 경남 마산 △1980년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1980년 한국투자금융 입사 △2001년 하나은행 경인기업금융본부장 △2003년 하나은행 심사본부장 △2005년 하나은행 부행장(기업고객사업본부 대표), HFG IB증권 대표 △2009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기업금융부문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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