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해결사라던 도시형생활주택, 서민만 울린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1.09.28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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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분양가에 임대료 상승…정부, '서민주거안정' 취지 무색

↑최근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이 못물을 이루고 있지만 고분양가로 인해 임대료만 인상시켜 정작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당초 도입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내용과 관계없음.↑최근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이 못물을 이루고 있지만 고분양가로 인해 임대료만 인상시켜 정작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당초 도입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최근 공급이 급격히 늘고 있는 도시형생활주택이 높은 분양가로 인해 '서민 주거안정'이란 당초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1년 9월까지 서울에서 공급된 도시형생활주택의 3.3㎡(이하 공급면적)당 분양가는 평균 1678만원으로, 오피스텔보다 3.3㎡당 300만원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올초 '고급형'을 내세워 경기도에서 선보인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1788만원으로 오피스텔보다 무려 700만원 정도 비쌌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도심 역세권을 중심으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아 토지매입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 분양가도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한 건물에 지어져 공급되는 경우에도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가격은 더 높게 책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갈수록 확대되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고급화와 이에 따른 분양가 인상이 '전·월세난' 타개라는 정부의 정책목표와는 달리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충만 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 같은 건물 오피스텔보다 30~40% 비싸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하나세인스톤2차'의 경우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격은 3.3㎡당 1505만원선으로, 같은 건물의 오피스텔(3.3㎡당 1064만원)보다 30%가량 비싸다.

용산구 문배동에서 공급되는 '용산SK큐브'의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는 3.3㎡당 약 2467만원으로 책정돼 역시 같은 건물에 위치한 오피스텔(3.3㎡ 1950만원)보다 3.3㎡당 517만원이나 비싸게 책정됐다.


"전세난 해결사라던 도시형생활주택, 서민만 울린다"
 이처럼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가 오피스텔보다 비싼 데 대해 해당 업체들은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발코니 확장성이 좋고 세제혜택 등으로 투자자 입장에서 추가 비용 부분이 적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한 도시형생활주택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로열층에 배치되는 데다 세제혜택을 적용받으면 오피스텔을 분양받는 경우와 소요비용 총액은 비슷한 수준이 된다"며 결코 비싸지 않음을 주장했다.

◇정부의 '전·월세난 해결' 취지 무색…돈벌기에만 '급급' 지적
2009년 2월에 개정된 주택법에 따라 도입된 도시형생활주택은 관리사무소 등 주민공동시설이나 주차장 확보요건 등에서 일반주택에 비해 규제가 훨씬 완화돼 관련 건설사업자들이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형생활주택을 낮은 가격에 대량 공급해 도시 서민의 주거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게 정부의 도입 취지였다.

하지만 최근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늘어나는 1·2인가구와 독신자, 홀몸 노인, 학생 등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곳에 신속하고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는 퇴색되고 있다. 최근엔 중견업체와 리츠는 물론 대형건설사들도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이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고급화 바람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한다.

고급화에 따른 도시형생활주택의 고분양가 책정은 곧장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6월에 준공돼 입주에 들어간 종로 CS타워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29.92㎡의 월세가 보증금 1000만원에 90만원선이다. 이 도시형생활주택의 3.3㎡당 분양가는 1706만원이다.

 전문가들은 도시형생활주택이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소형주택 임대료의 하한선을 끌어올리고 있음을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고급화를 내세우며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면서 동시에 월세 수익을 목적으로 분양받는 계약자들에게 높은 임대료를 받도록 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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