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태블릿 시장에선 애플 아이패드의 독주 속에 삼성전자 (50,500원 ▼100 -0.20%) 갤럭시탭이 거의 유일한 대항마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 구도는 아마존이 합류하면 단숨에 세 회사의 '삼국지'로 재편될 수 있다. 풍부한 콘텐츠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아마존 태블릿이 틈새시장은 물론이고 아이패드의 기존 고객도 빼앗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26일(현지시간) 다음달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자책(e북) 리더기 킨들의 기능을 개선한 이른바 '컬러 킨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비밀주의 전략을 즐겨 쓰는 애플처럼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애널리스트들은 이 제품이 아마존의 첫 태블릿PC이며 오는 11월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의 홈페이지 개편도 이와 무관치 않은 행보다. 아마존의 새 홈페이지는 기존보다 여백이 많고 복잡한 버튼이 줄어드는 등 다분히 태블릿PC에 최적화된 모습이다.
시장에선 아이패드의 위상이 막강하지만 저가 제품 수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휴렛팩커드(HP)는 지난달 태블릿PC인 터치패드 생산을 중단키로 하고 재고 소진을 위해 대당 99달러에 세일을 실시했다. 이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이 같은 수요를 확인했다.
콜린 길리스 BGC 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다음달 5일은 태블릿의 날"이라며 "아마존이 경쟁사들 제품의 가격 아래로 가격을 책정할지가 의문인데 아마존의 특성상 아마 공격적인(저렴한) 가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킨들 출시 때에도 낮은 가격으로 e북 리더기 시장의 승기를 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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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로버트 베어드&코의 콜린 세바스천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아마존 태블릿PC가 올해 300만대 가량 팔릴 것이라며 "아마존 태블릿은 게임의 룰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포레스터의 사라 로트만 엡스 애널리스트는 아마존 태블릿의 초기 판매대수를 이보다 높은 500만대로 추정했다.
아마존 태블릿PC의 등장은 일단 애플의 독주를 깰 수 있다는 점에서 태블릿 시장의 큰 변수임이 확실하다. 다만 이것이 갤럭시탭에게 기회일지 위기가 될지는 미지수다. 아마존 태블릿이 아이패드보다는 다른 브랜드의 점유율을 주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마존의 저가 정책에 휩쓸려 시장 전체가 가격경쟁으로 내몰리면 업계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 경우 점유율이 낮을수록 타격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아이패드가 올해 전체 태블릿PC 판매의 73%, 삼성 갤럭시탭 등 안드로이드 계열은 17%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앤소니 디클레망 바클레이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이 분야에 이처럼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애플도 저가정책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