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IMF 연차총회 기간중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유럽 재무장관이 따로 비밀회동을 갖고 유럽금융안정기금(EFSF)에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방안과 은행 증자문제를 깊이있게 논의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장관이 이달 16~17일 유럽재무장관 회담에서 제안했고 지난주 IMF 연차총회에서도 핫이슈가 됐다.
그러나 EFSF가 ECB로부터 차입기능을 갖게 되면 적은 돈으로 회원국 채권을 무제한 살 수 있게 된다. EFSF가 ECB와 거래하는 은행지위를 갖는 안이다. 가령 1000억유로 유로채권을 산후 그것을 ECB 에 매각하거나 담보로 차입, 추가로 1000억유로를 조달하는 식이다. 효과가 강력해 유로존 위기를 수습할 강력한 무기로 평가된다.
레버리지를 일으킬 또다른 방안으로 EFSF가 보증기금으로 역할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가령 이탈리아나 스페인채권을 갖고 있는 투자자에게 손실 발생시(가령 20%)를 물어 줄 것임을 확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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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SF 레버리지에 대해 프랑스와 유럽연합 고위관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키를 쥔 독일과 ECB가 반대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독일 볼프강 쇼블레이 재무장관은 "이론적으로는 타당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유로조약과 상충문제 등 실행을 어렵게 하는 걸림돌을 지적하며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ECB는 법으로 금지된 유로 회원국에 대한 재정지원을 EFSF를 통해 우회적으로 행하는 것이란 점을 들어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취임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이문제에 대한 드라기총재의 발언은 알려진 것이 없다.
워싱턴 비밀회동에 참여한 한 관리는 "아무리 빨라도 합의를 이루는데는 6주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유럽은 그리스와 6차분 80억유로를 지원하는 문제를 놓고 씨름을 벌이고 있다.
EFSF와 관련해서도 이제 유로존 회원국이 7월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EFSF 기능개편안을 비준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비준이 완료되면 EFSF는 유통시장에서 유로채권을 살수 있고 은행 증자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최근 ECB내에서도 기류변화가 일 조짐을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다. 로렌조 비니 스마기 ECB 정책위원은 주말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중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유로존은 2008년 금융위기 후 미국이 취했던 프로그램을 본 떤 계획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17개 회원국 의회에서 역할 수정안이 비준되면 유럽금융안정기금(EFSF)가 유통시장에 들어가 채권을 사고 은행증자에 참여할 수 있게 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고 레버리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에서 행한 강연에서도 그는 "공개적으로 인정할 수는 없겠지만 유럽 당국자들이 미국이 금융위기때 행한 류의 프로그램을 생각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이 처음엔 자산을 사고 그다음 은행증자를 하는데 사용됐다"며 "유럽에서도 이를 어떻게 할 지, EFSF를 어떻게 보다 혁신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