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에 벤츠까지…임플란트 3社 리베이트 '적발'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1.09.26 12:00
글자크기

공정위, 임플란트 등 3개 치과기자재 업체 78억 리베이트 적발

#A사는 지난 2007년 여름 자사 임플란트를 '한여름패키지'로 판매하면서 800만 원 이상을 구매한 527개 치과병원 1720명의 의사 및 가족에게 사이판 등 해외여행 경비 26억4000만 원을 지원했다.

#B사는 2009년 제품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자사 제품 구매 의사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벤츠 승용차(5400만 원 상당), 기아 소울 승용차(1260만 원 상당) 등 총 870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했다.



임플란트 등 치과기자재 업체들이 수년간 병·의원에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하고 고급 외제 승용차를 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감독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흥 (14,700원 ▲20 +0.14%), 오스템임플란트 (1,900,000원 0.00%), 네오바이오텍 등 3개 치과기자재업체의 리베이트 제공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2700만 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3개 업체는 지난 2006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4년간 자사 임플란트·진료용 의자 등 치과기자재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병·의원 및 소속의료인에게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등 각종 수단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해 왔다.

이들은 대형병원 등 주요 거래처의 영향력 있는 의사(KOL)를 선별해 해외학회, 해외제품설명회 등의 명목으로 해외여행경비를 지원해 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일정 중 상당 부분이 학회 등의 목적과 관련 없는 박물관 관람, 골프 등 관광일정이었고, 업체들은 의사 등을 위해 관련 경비를 지출했다.

또 자사 임플란트 판매증대를 위해 '한여름 패키지', '학회패키지', '베트남 골프패키지' 등을 기획하고, 임플란트를 묶음 판매하면서 이를 구입한 의사 등에게 항공료, 숙박비는 물론 골프 등 관광비용 일체를 지원했다.


아울러 임플란트 임상강의를 담당하는 치과의사를 대상으로도 골프, 관광으로 구성된 워크숍을 개최하고, 그 가족의 비용 일부까지 지원하기도 했다.

수입차 등 고가의 경품을 제공한 혐의도 적발됐다. 이들 업체는 제품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자사 임플란트를 패키지로 판매하고, 이를 구매한 의사를 대상으로 경품추첨을 통해 벤츠 승용차 등 고가의 경품을 제공했다.

이밖에 대형병원의 건물공사비를 지원하고, 억대의 현금 및 물품을 지원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준하 공정위 제조업감시과장은 "리베이트는 임플란트 등 제품 가격에 그대로 전가돼 환자의 진료와 시술비 부담을 가중시켰다"며 "치과 병·의원이 가격·품질이 아닌 리베이트에 의해 임플란트 등을 선택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일반국민들의 선택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리베이트 적발시 엄중 제재하는 한편 올해 말까지 의료기기분야의 공정경쟁규약을 제정해 업계의 자율 공정경쟁 풍토를 조성할 방침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