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비야디 1만7000명 중 7000명 감원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09.2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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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워치]비용절감 위해, 주가 31.8% 급락

위기의 비야디 1만7000명 중 7000명 감원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차세대 자동차 업체로 혜성처럼 등장했던 중국의 비야디(BYD)가 대규모 감원(減員)에 나서는 등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 2008년2월, 10%에 이르는 지분을 사들여 관심을 끌었던 비야디가 창업 16년여만에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다.

비야디자동차를 포함한 비야디자동차산업군(IT 자동차 신에너지 및 가전 등 4개 산업군)은 현재 1만7000명의 임직원을 1만명으로 7000명(41.17%) 감원할 계획이라고 중궈징잉빠오(中國經營報)가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19일 열린 비야디자동차산업군 새벽회의에서 감원 문제가 논의됐다”며 “대규모 감원 문제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며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비야디그룹의 (주)비야디자동차판매가 지난 8월29일, 2200명의 임직원의 60%에 이르는 1320명을 감원하고 880명으로 줄인 데 이어 추가로 대규모 감원을 추진하는 것은 비용절감을 위한 것이다.



비야디가 지난 8월23일 발표한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25억4500만위안(약3조8326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0.77% 감소했다. 주당순이익(EPS)도 2.75위안으로 88.65%나 급감했다.

게다가 비야디는 160억위안의 단기채무와 장기채무 중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150억위안의 부채가 있다. 앞으로 1년3개월 동안 310억위안(5조2700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부담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비야디를 이런 채무상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9월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만기 10년 이내의 회사채를 60억위안 발행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하지만 비야디의 실적이 좋지 않아 회사채 발행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야디의 올 상반기 중 자동차 판매량은 22만대로 전년동기보다 23% 감소했다. 이에따라 공장가동률은 50% 밑으로 떨어졌다. 둥베이(東北)증권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비야디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감원 계획을 예정하고 있어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부담 등으로 인해 비야디 주가는 최고치인 33위안에서 최근 20위안 수준으로 30% 넘게 급락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2007년 879만대에서 지난해 1806만대로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급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성장세를 바탕으로 매년 2배의 급성장을 기록하던 비야디가 대규모 감원을 해야할만큼 위기에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초기 성공 때문에 과도한 투자를 한 것과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지 못한 것을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비야디는 2009년 12월에 시안(西安)제2공장과 2010년에 가전공장에 투자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엔지니어 출신인 왕추안푸(王傳福) CEO가 다른 사람의 합리적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점도 위기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왕 CEO는 ‘아직 전기차 산업이 성숙하지 않았고 국가의 지원 정책도 불분명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무시하고 신에너지전기차에 대규모 투자해 경영 어려움을 초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왕 CEO는 직면한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감원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꺼냈지만 이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회사가 어려움에 닥쳐 직원을 줄이는 것은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인재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경영자원이라는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야디가 대규모 감원을 통해 직면한 판매감소와 자금위기 등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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