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한강르네상스, 계획단계부터 잘못됐다"

머니투데이 류지민 기자 2011.09.2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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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간섭은 최소한으로 하고 자연적인 환경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3일 한강르네상스 사업 현장에서 '경청투어' 행보를 이어나가며 한강 복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강동구 암사생태습지공원을 찾아 환경 전문가 및 서울환경연합 회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자연의 힘으로 습지가 3년 만에 이렇게 복원될 수 있다니 놀랍다"며 "한강 전체의 모습을 이렇게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암사생태습지공원은 고라니, 너구리 등이 정착해 살만큼 자연적으로 생태 복원이 잘 이뤄져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박 예비후보는 공원 곳곳에서 공원을 가꾸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다가가 "좋은 자연 속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니 정신 건강에도 좋으시죠?"라며 "제가 이렇게 치켜세워 드리면서 일을 시킵니다"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어 그는 "시민들이 주변의 자연 환경을 직접 가꿔 나가는 것이 이상적인 환경 정책"이라며 "일부 편의적 시설들이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인위적인 토건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을 민생을 위해 사용하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청 투어 두 번째 일정으로 방문한 세빛둥둥섬에서 박 예비후보는 환경 전문가들과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문제점을 짚어보며 무분별한 토건사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환경연합 관계자는 "세빛둥둥섬의 위치가 한강의 물 흐름상으로 퇴적 지형에 해당해 홍수 때마다 토사가 쌓인다"며 "서울시에서는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공사를 강행해 매년 토사를 씻어내는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예비후보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계획단계에서부터 자연스러운 자연의 흐름을 반영하지 않고 무시한 셈"이라며 "전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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