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당국 개입 세네… 마감직전 24원 '뚝'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1.09.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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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매수와 외환당국의 싸움이 극적으로 반영된 하루였다.

23일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개입으로 급락 마감했다. 장마감 직전 거래량이 폭주하면서 데이터 전송이 2분이나 지연되기도 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8원 내린 116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는 이례적으로 오후 3시2분에 올라왔다.



코스콤 관계자에 따르면 "장은 오후 3시에 마감했으나 데이터 자체가 지연돼 오면서 마감이 늦어진 것처럼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5.2원 오른 1195원으로 장을 시작했으나 당국의 개입으로 장 초반부터 장중 등락폭이 45원에 달했다. 하지만 환율은 코스피 급락과 함께 곧 상승세로 가닥을 잡고 오전 10시 이후부터 장 마감 3분 전(1194원)까지 꾸준히 1190원대를 유지했다.



장마감 2분전(오후 2시58분)부터 수치는 급변했다. 환율은 갑자기 하락세로 전환됐고 2시58분 1189.9원, 2시59분 1174.9원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3시가 넘어서도 마감가가 나오지 않다가 3시2분이 돼서야 종가가 전송됐다. 종가는 13.8원 내린 1166.0원이었다. 마감 직전 28원이 떨어졌다.

특히 장 막판 1분정도에는 1160~1170원 사이에서 초단위로 10원씩 등락하며 손절매와 저가매수가 강하게 오갔다. 개입이 지속됐거나 누군가 계속 샀다는 말이다.

이는 외환당국이 얼마나 강도 높게 개입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방증이다. 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개장에 앞서 제3차 거시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환율의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외환당국에서 개입하지 않았다면 1200원을 넘는 것은 수순이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NDF환율 종가는 1204.5원이었고 장중에는 1220원을 넘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장중에 1190원대를 유지했지만 그나마 당국의 개입으로 장중에도 1200원을 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래가 장 막판에 몰리면 마감시간이 늦어질 수는 있는데 실제로 장 마감이 늦어진 사례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의 개입이 이처럼 강력하지만 이러한 시소 게임이 얼마나 갈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글로벌 시장이 진정되지 않으면 대외불확실성이 높아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장중 고가는 1196원, 저가는 1150원이었다. 하루에 46원이 등락한 셈이다. 장중 최고치가 1196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9월1일 1197.5원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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