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약가인하에 허리띠 졸라매기 급급…IMF때보다 더 해"

임원식 MTN기자 2011.09.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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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정부의 '약가 일괄인하' 정책으로 매출감소가 예상되면서 제약업계가 인력 구조조정까지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당장은 인건비를 줄여서라도 버텨보겠다는 건데 내년엔 R&D 예산 축소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보도에 임원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약가인하가 시행되면 당장 내년도 매출이 10~1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제약사들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국내 한 제약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일단 임금삭감을 검토하고 나섰지만 사정이 악화될 경우 인력감축까지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W제약사 영업사원
"일비(일일영업활동비)를 3만원 정도 받고 있는데 일비가 삭감되고 연봉도 삭감된다고 합니다. 구조조정 얘기도 나오고..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외국계 제약사도 상황은 마찬가지. 일단 인건비부터 줄이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M제약사 영업사원
"예전에는 영업사원이 그만두면 바로바로 충원했는데 요즘은 충원시키지 않고 담당지역을 넓히고.. 휴가를 권장해서 회사가 인건비를 많이 줄이려고.."


30대 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2만 명의 신규 채용계획을 밝힌 것과 대조적으로 제약업계의 올 하반기 채용계획은 사실상 '제로' 상태입니다.

매년 100~200명 이상 신입사원을 뽑아왔던 동아제약과 녹십자, 한미약품은 현재 하반기 채용계획이 없는 상태.

지난해까지 공개채용을 해왔던 대웅제약은 올해부터 수시채용으로 바꿨고 한국화이자제약는 해마다 해오던 인턴 모집을 보류한 상태입니다.

당장은 인건비라도 줄여 버텨보겠다는 건데 매출 감소가 본격화될 내년엔 연구개발비도 줄여야 할 판입니다.

연구개발비로 지난해 1,000억 원 가량 썼던 한 제약사의 경우 "내년도 예산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며 "당장 살아남기 위해 큰 틀에서 비용 절감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약업계는 약가인하가 시행되는 내년은 적자생존의 해가 될 것이라며 일단은 살아 남아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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