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10만건' 삼성, 애플에 10월 '반격 개시'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1.09.21 05:01
글자크기

'기술부문' 특허로 내달 獨 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검토

'특허 10만건' 삼성, 애플에 10월 '반격 개시'


삼성이 애플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기는 1년에 한번씩만 나오는 애플 아이폰의 차기 모델 출시 때인 10월쯤이며 대상은 애플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아이폰5'이다.

애플이 그동안 '디자인'으로 삼성전자의 제품 출시 때마다 '딴지'를 걸었다면, 삼성전자는 통신기능을 가진 제품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통신 부문' 특허로 애플에 반격타를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애플이 1년에 한번 여는 '장터'를 차단해 더 이상 삼성 스마트폰 사업 발목을 잡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삼성이 가지고 있는 통신 특허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전세계 어떤 통신기기 업체들도 삼성이 보유한 10만건의 특허를 피하기 힘들다는 자신감이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일 "아이폰5가 출시되자마자 해당 제품을 검토해 통신표준 관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다만 시기와 어느 나라에서 소송을 제기할 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폰5의 출시 시기는 10월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아이폰5 출시와 함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아이폰5는 판매할 수 없게 된다.

가처분 신청으로 유력한 곳은 아이폰5 주요 출시국가 중 한 곳인 독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은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삼성전자가 애플로부터 공격을 받은 곳이어서 상징성도 높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가처분으로 독일에서 갤럭시탭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탭에 대해 가처분을 받고도 바로 아이폰에 대해 가처분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도 조만간 출시할 아이폰5를 노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한국,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진행중임에도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는 것은 본안 소송이 결론에 이르기까지 상당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IT 제품 특성상 소송에 2~3년이 걸려 단종된 뒤 종료되는 경우가 많아 효과가 떨어진다. 반면 가처분 소송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결론이 나고 상대편에 판매금지라는 치명타가 가능하다. 애플이 네덜란드와 독일, 호주, 일본에서 가처분을 신청한 것도 같은 이유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특허 관련 본안 소송을 여러 나라에 제기했으나 가처분을 낸 적은 없다. 애플과 정정당당한 승부를 겨루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보유 특허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삼성의 특허 없이 휴대폰을 만들기 어렵다"며 "애플과의 소송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통신부문의 핵심이자 이길 가능성이 가장 높은 특허만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삼성의 '반격'은 애플이 특허소송을 통해 마케팅과 판매 전략에 영향을 주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5 출시가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특허소송을 통해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딴지'를 걸었고, 삼성 역시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전략을 가동할 때가 됐다는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일부에서는 아이폰 판매금지 가처분으로 아이폰 마니아의 반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판매 감소를 우려한다. 하지만 영향은 미비할 전망이다. 아이폰 이용자들이 "삼성이 가처분 신청한다면 아이폰 마니아층 무시한 것"이라는 반응도 있으나 "그럼 현대차가 생사를 건 싸움에서 경쟁사인 토요타 캠리 운전자까지 존중하면서 해야 하느냐"는 반박 논리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의 부품을 원하는 곳이 많아 아이폰 가처분에 따른 매출 감소도 적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이 팔 때가 없어 판매를 못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