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크애프터, 생존위한 4가지 주식 투자원칙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1.09.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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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 애프터' <제1부>자산관리 '판'이 바뀐다②]

주식시장에서 불문율처럼 내려오는 투자원칙이 있다. '우량주 장기투자'.

3~4년마다 '전례없는' 위기가 반복되고 변동폭이 극도로 커진 시장에서도 이 원칙은 여전히 유효할까.

국내주식시장의 대표적인 우량주인 삼성전자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에는 70만원이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 50만원대를 밑돌았던 삼성전자는 올초 100만원까지 올랐지만 20일 현재 81만6000원에 거래중이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전에 주식을 사서 3년 넘게 갖고 있었다 해도 수익률은 10%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망하지 않을 종목에 무턱대고 돈을 묻어두면 대박 나는 시대는 지났다. 금융위기 이후 2차 버블 붕괴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던 로버트 위더머는 "장기투자(바이&홀드) 전략이 통하던 시절은 갔다"고 단언했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 자산 가운데 역대 수익률이 가장 높은 주식을 배제하고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짠다는 것은 무모한 일. 전문가들로부터 변화된 시장에 적응하기 위한 변화된 투자원칙을 들어봤다.

◇톱 다운(Top Down) →보톰 업 (Bottom Up) 방식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기업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 대상을 찾는 '보톰 업' 방식의 투자 전략이 더욱 유용해진다. 시장 상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섹터별 전략(톱 다운)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복되는 위기상황에서는) 시장의 변동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종목 중심의 버텀업 방식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2008년 금융위기와 최근의 시장 불안 상황을 거치면서도 일부 종목들은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예를 들어 엔씨소프트의 경우 금융위기 이전 5만원 대였던 주가가 현재 33만8500원으로 올랐다. 셀트리온도 2000원대에서 4만원대로 20배 상승했다.

◇ 최대한 분산투자? → 소수 우량종목 집중

금융위기가 닥치면 투자자들이 믿고 있는 만큼 대형주나 '안전자산'이 안전하지 않다는게 드러난다.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 대형주 중심의 S&P 500지수는 중소형주 중심의 Russel2000지수보다 더 큰 손실을 기록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다각화된 분산투자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러나 시장이 급락하거나 불안정할 때는 소수의 우량 종목에 집중하는 것도 투자전략이다.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고 집중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묻지마 장기투자 → 쉴 땐 쉬자

'전례없는' 위기가 몇년마다 반복되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묻지마 장기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는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혼란한 시점에서는 시나리오별 대응을 통해 빠른 판단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 신용경색 위기가 악화되고 실물경제 침체까지 현실화된다면 그에 맞춰 보수적인 전략을 유지하는 식이다.

주요 투자자문사들도 최근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고 현금 보유 비중을 20% 이상으로 높이며 시장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문사는 현금 비중을 50% 넘게 확대하고 있다.

◇위기 땐 PER보단 PBR

종목을 고르는 기준도 절대적인 건 없다.

특히 위기가 가시화됐을 땐 주가수익배율(PBR)보다 주당순자산배율(PBR)을 주목해야 한다. 금융위기, 신용경색 우려가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기업 실적은 당연히 악화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악의 상황이 닥친다면 실적을 기준으로 기업을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청산가치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일부 종목 중에서는 이미 PBR이 리먼브라더스 사태 수준으로 떨어진 기업들이 있다"며 "이런 종목의 경우 위기가 지속되더라도 더 떨어지지는 않을 종목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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