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다급해졌는지, 박재완 장관이 시장 개입을 정당화했지만 정작 시장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인위적인 환율개입이란 오명까지 감수할 필요가 있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정부가 환율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구두 개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은성수 국제금융국장이 “어떠한 방향이든 환율의 지나친 급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1년 5개월만에 공식적으로 첫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3거래일만에 환율은 40원 가까이 더 급등했습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희망 중소기업 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15일 정부가 외환시장에 구두 개입한 것을 두고 "변동폭을 보면 구두 개입을 할만 했다고 본다"며 외환 시장 개입을 본격화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15일 박 장관은 G20 서울 정상회의 결과물을 언급하며 시장 개입을 하지 않는다고 공언했습니다.
[인터뷰]박재완 / 기획재정부 장관
"우리는 작년 서울 액션플랜에 따라서 환율은 가급적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한다는 서울 액션플랜의 원칙을 철저히 지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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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과 관련해 자신이 가장 최근에 한 발언을 뒤집으면서 시장 개입을 공식화 한 재정부 수장. 자칫 투기 세력 등 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 땅에서 우리 주도로 만든 국제적인 약속을 깼다는 비판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편 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환율 급등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도 환율이 1150원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뷰]외환시장 전문가
"사실 제한적인 효과죠. 당국이 얘기하는 거는... 왜냐면 물량상 역외가 막 사잖아요. 그러면 당국이 구두개입만 하는 게 아니라 실개입도 나오는데 그거를 물량상 감당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 제한적인 효과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거죠. 사실은..."
대세를 거스리며 환시장에 개입하면 늘 실패한다는 교훈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정부. 왜 지금 이 시점에 환시장 개입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는지, 과연 리스크를 떠안은 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벌써부터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