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하이닉스 인수 포기··SKT로?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반준환 기자, 오상헌 기자, 오수현 기자 2011.09.1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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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채권단 "SKT 단독입찰 허용 여부 논의할 것"

- "유럽발 금융위기 따른 세계경제 불확실성 장기화 우려"
- 컨소시엄 파트너 UAE 국영투자사 아바르 변심 때문?
- SK텔레콤 인수 성사 여부에 관심


STX (7,660원 ▼110 -1.42%)가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유럽발 금융위기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했던 중동펀드까지 마음을 돌린 결과다.



그동안 하이닉스의 경영권을 놓고 SK텔레콤과 경합을 벌여온 STX가 중도 포기를 결정함에 따라 SK텔레콤이 하이닉스의 최종 인수자로 결정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TX는 19일 하이닉스에 대한 지난 7주간의 예비실사를 실시한 결과, △세계경제 불확실성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부담 등을 고려해 인수 추진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STX는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하이닉스의 낸드 및 비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해 향후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STX는 공동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이던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투자회사 아바르가 투자유치 조건에 대한 최종 합의를 미루고 있다는 점도 인수 추진 포기를 결정한 배경이라고 밝혔다.

STX 관계자는 "STX는 이번 하이닉스 인수 추진 중단에도 불구하고 향후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능동적,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기존 그룹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해외 자본 유치를 계속 추진해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더욱 힘쓸 것"라고 말했다.


앞서 STX는 지난 7월8일 SK텔레콤과 하이닉스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며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번 STX의 인수 추진 포기에 따라 하이닉스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는 SK텔레콤 하나로 좁혀지게 됐다. SK그룹 관계자는 "하이닉스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매각주체인 채권단이 단독입찰을 허용할지 여부가 최대 변수로 남아있다. 유재한 전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인수의향자 가운데 한곳이 포기할 경우 2주 정도 시간을 두고 추가로 참여할 곳이 있는지 지켜보고 입찰자가 추가로 나오지 않으면 기존 입찰자를 상대로 하이닉스 매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대 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앞두고 하이닉스의 조속한 매각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독입찰로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의견을 수렴해 매각 추진 여부를 포함한 하이닉스 매각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SK텔레콤의) 단독입찰을 허용해 수의계약으로 갈 지 여부가 채권단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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