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사태...한전은 속으로 웃는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우경희 기자 2011.09.15 17:58
글자크기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면서 한전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기료 동결 방침이 전해지면서 한전의 하반기 수익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하지만 이번 정전 사태가 장기적으로 전기료 인상에 대한 당위성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전력은 전일 종가와 같은 2만1450원에 장 마감했다. 개장 이후 잠시 강보합을 유지했으나 결국 주가가 전일 대비 약세로 돌아섰다가 장 마감 직전에 소폭 상승해 전일 종가를 맞췄다.



그러나 이날 코스피가 장 초반 3% 이상 급등하는 등 해빙무드가 완연했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주가다. 한국전력 주가가 약세를 보인 이유는 정부가 올 연말까지 전기요금을 현 수준에서 동결한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껏 전기요금을 1년에 두 차례 올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지난달 1일 전기요금을 주택용 2%, 대형건물용 고압요금 농사용 동결, 대형건물 6.3%, 중소기업용 2.3%, 대기업용 6.3% 등 평균 4.9%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미뤄볼 때 최 장관의 발언은 올 연말까지는 가격 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관련업계는 한국전력이 적정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최소 7%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혀 온 터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3시부터 전국적으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면서 향후 전기료 인상에 대한 당위성이 높아지고 정부가 전기료 동결 방침을 철회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이번 정전사태가 매력도가 떨어진 한전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사고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지 않지만, 늦더위로 인해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단계적인 전력 차단이 실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피해보상 이슈가 예상되지만, 고장 등이 아니라 늦더위에 따른 과부하로 원인이 파악되고 있어 한전에 부정적인 이슈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이어 "장기적으로는 전기료 인상에 대한 당위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한전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정부가 이번 사태로 전기료 동결 방침을 철회할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