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거래소는 15일 전력공급 능력이 일시적으로 부족해 오후 3시부터 30분 단위로 지역별로 순환 정전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 조치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영등포구, 종로구 등 서울과 수도권, 강원, 경남 등 전국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오늘 최대 전력 수요가 6400만kW 정도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늦더위로 전력수요가 몰려 이를 뛰어 넘었다"며 "오후 3시 전력예비력이 400만kW 미만으로 떨어져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30분간 송전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은 30도 안팎의 더위가 지속되는 9월 초순까지 전력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공급능력을 최대한 확보해 예비전력을 400만kW를 이상 수준으로 유지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늦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당초 지난달 말까지 가동키로 한 비상대책본부를 9월 초까지 일주일 연장해 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9월 중순에 예상치 못한 늦더위로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해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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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늦더위도 문제지만 당국이 겨울철 난방피크에 대비해 정비 차원에서 발전소 가동을 멈춘 것이 정전사태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이날 현재 원전과 화력발전 등 23개 발전소가 정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아무런 예고 없이 실시된 순환 정전으로 국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 도심 곳곳에선 전력 공급이 갑작스럽게 중단되면서 건물 승강기에 시민이 갇혔다는 신고가 정전된 지 한 시간 만에 100건 가까이 접수됐다. 또 신호등이 꺼지는 등 자칫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일부 교차로에서는 차량들이 뒤엉켜 혼잡을 빚었다. 공장 지역도 정전 사태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일부지역애도 전기 공급이 중단됐고 포항 철강공단에도 정전이 발생해 조업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