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우투證 "고객과 커버리지는 운명공동체"

더벨 정준화 기자, 김효혜 기자 2011.09.08 05:51
글자크기

[IB 커버리지 해부] ② 윤병운 커버리지 1그룹장, 최승호 2그룹장

더벨|이 기사는 09월05일(11:44)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미국발 신용위기 우려로 증시가 폭락하던 때, 우리투자증권 (12,900원 0.00%) 커버리지(Coverage)그룹을 이끄는 최승호 상무(2그룹장)와 윤병운 이사(1그룹장)를 만났다. 금융거래가 뜸한 비수기를 맞아 다소 여유로울 법도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여느 때보다도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거래를 실행하기에 급급한 성수기 때와 달리 비수기는 고객사와의 네트워크를 공고히 다질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이다. 기업들 역시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자금 시장의 중심에 있는 IB들과의 소통에 목마르다.

매일 아침 아이디어 회의를 끝내고 빼곡히 차있는 미팅 스케줄에 따라 고객사를 방문하다 보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주말도 예외는 아니다. 고객과의 골프 약속이 잡혀 있어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을 반납하기가 일쑤다.



'1등 IB'의 자존심과 타이틀을 고수하기 위한 이들의 어깨는 무겁다.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모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이들이 얼마나 신선한 재료(딜)를 구해오느냐에 따라 주방장(PM팀)이 선보이는 요리가 틀려질 수 밖에 없다. 최고로 꼽히는우리투자증권 IB의 시작점은 이들 커버리지 그룹이다.



- 증시가 최근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커버리지 활동이 위축되지는 않는지요.


▲윤병운 이사(이하 윤): 커버리지 활동은 시장이랑 크게 상관 없습니다. 물론 회사가 발행하는 상품은 시장과 관계가 있겠지만요. 커버리지는 네트워크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 상황이 안 좋을수록 고객을 만날 기회가 더 많습니다.

최승호 상무(이하 최): 장이 좋을 때는 자금 조달 수요가 많고 커버리지도 맡은 딜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상대적으로 다른 고객들에게 소홀해 질 수 있는데요. 요즘 같이 거래가 뜸할 때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고객들을 더 열심히 만나고 있습니다.

- 우리투자증권 커버리지는 언제 구축됐는지 말씀해주세요.

▲윤: 처음에는 4개팀이 무작위로 영역을 나눠서 담당했었지만 2007년부터 산업별로 나눴습니다. 이후 4개의 팀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눠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 제가 중공업과 테크놀로지 부문을 담당하고 있고. 윤 이사가 화학과 생활산업, 건설업, 금융기관, 공기업 부문 등을 맡고 있습니다.

- 커버리지는 기업과 증권사와의 접점입니다. 기업들에게 어떤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는지요.

▲최: 기업에 가서 재무 담당자들과 얘기를 하려면 그 회사의 고민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을 해야 합니다. 관련 자료를 RM들이 충분히 스터디를 하고 자신이 재무담당자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필요할 지를 철저히 파악해야 합니다. 또 재무 담당자를 만나러 가면서도 회사의 사업 방향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사업 방향이 결정되면 재무가 뒤따라 움직이는 것이지 재무가 사업 방향을 움직이는 경우는 없습니다.

회사의 사업 방향과 재무 현황에 대한 파악이 끝난 이후 필요한 것이 인적 네트워크입니다. 이를 통해 기업에 접근해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계속해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 와중에 고객들이 고민하는 것과 저희가 제시한 전략이 일치가 되면 거래가 성사가 됩니다.

- 어렵게 성사시킨 거래가 흥행에 성공하면 짜릿한 기분을 느낄 듯 한데요. 어떤 딜이 기억에 남는지요.

▲최: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고 해서 꼭 만족스러운 딜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투자자와 기업이 모두 만족해야 진정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죠.

윤: 양면적인 관계가 있어요. 모든 투자자들이 만족스럽게 거래가 마무리 됐다고 한다면 기업 측에서는 조건을 좀 더 빡빡하게 가져갈 수 있지 않았느냐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적정한 수준에서 거래가 성사되는 것이죠.

- 고객에게 맞는 맞춤형 상품 개발도 하실텐데요. 그런 사례들이 어떻게 되는지요.

▲윤: 코오롱이 지난 2009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때 채권과 워런트가 분리된 분리형을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2006년 베어스턴스가 국내 시장에서 처음으로 달러화로 회사채를 발행한 것(김치본드)도 저희가 맡았구요. LG이노텍이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동시에 발행한 딜도 저희가 주관했습니다.

LG이노텍 이후 두산건설이 이와 같은 구조의 자금조달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저희는 참여하지 않았는데요. 저희는 순차적으로 딜을 진행하자는 입장이었던 반면 두산 측에서는 모든 딜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CB와 BW를 동시에 발행한 이후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건 다소 리스크가 있다고 봤기 때문에 불참했습니다.

-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우리은행이 기업금융에 강한데요,이들과의 시너지는 어떠한지요.

▲최: 지주에서는 시너지를 넓히는 차원에서 개별 계열사간 연계 강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IB도 은행 RM과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하며 지점장들이 딜 소싱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줍니다. 장기적으로 이런 관계가 지속되면 효과가 커질 것입니다.

- 우리투자증권 커버리지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 기업의 비즈니스까지도 관심을 갖고 조언해 준다는 점입니다. 해당 그룹의 계열사 IPO나 인수합병(M&A), 구조화금융(SF), PE 투자까지도 종합적으로 컨설팅 해주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역량을 우리투자증권은 가지고 있습니다.

윤: 커버리지만 떼놓고 본다면 타증권사와 별차이가 없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투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IB 전체가 시스템 비즈니스를 구축했습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M&A, 프로젝트파이낸싱(PF), IPO 등 모든 상품의 중심엔 커버리지가 있습니다. 커버리지가 일선에서 모든 상품을 연결해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M&A 부서에서 매각 딜을 따오면 커버리지는 매수자를 찾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매자가 나타나면 M&A 부서와 협력해 매물을 찾아줄 수도 있습니다. 기업의 유동화 이슈를 발견하거나 비상장 업체의 기업공개 수요가 있을 때 해당 부서와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최: 개별적으로 상품 영업을 하면 IB부서 전체의 시너지는 절대 기대할 수 없습니다. 고객에게 종합적인 컨설팅을 못해주는 셈입니다.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디자인하고 매칭시켜주는 것이 커버리지의 역할입니다.

좋은 회사는 좋은 회사에 걸맞는 상품을, 나쁜 회사는 거기에 맞게 규모별로 접근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작은 회사는 리스크가 굉장히 크고 정당하지 않은 조달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정중하게 거절합니다.

- 커버리지의 핵심 요인 중 하나는 맨파워로 생각됩니다.

▲최: 우투의 강점인 시스템 영업은 정영채 IB사업부 대표가 사업부를 맡으면서부터 생각하고 만들어온 방식입니다. 하지만 개별 직원들의 능력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다양한 분야에 좋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후배들의 실력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한 회사에 이렇게 모여 있기가 힘들다는 면에서 행운입니다.

- 맨파워를 강화하기 위한 시스템은 있는지요.

▲윤: 시니어, 주니어 체계가 잘 돼 있습니다. 2인 1조를 편성해 RM들이 주니어와 함께 활동하면서 노하우를 전합니다.

최: 저희가 처음에는 좀 어려웠지만 계속 이 시스템을 가져가면서 일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한 팀에 일이 몰릴 때는 서로 공동작업을 하면서 업무를 배웠습니다.

- 앞으로 어떤 딜들이 시장에 나올까요.

▲최: 우리 기업들은 상당수가 세대교체를 해야 하거나 기존 사업들에 대해 한계에 부딪친 곳들이 꽤 많습니다. 물론 그 단계를 이미 경험하고 변화에 성공한 사례도 일부 있지만요. 전체적으로 IMF 이후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변화를 가져왔다면 이제는 새로운 변화를 통한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된 딜들도 많이 예상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윤: 사실 지주회사 딜의 대부분은 우리투자증권이 주관했습니다. LG부터 시작해 SK, CJ, 농심, 코오롱, 웅진 등 대부분의 지주회사 관련 거래를 맡았습니다. 그룹에 포커스를 맞춰 딜을 진행하다보니 해당 그룹과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딜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또 다른 거래가 발생할 때 저희를 선호하게 됩니다. 이런 관계들이 커버리지의 힘이 됩니다.

최: LG가 지주회사로 가장 먼저 전환한 것이 큰 도움이 됐지만 재무 뿐만이 아닌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고민을 통해 관련 딜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 기업들의 글로벌화에 맞춰 커버리지도 해외 쪽으로 나가야 할텐데요.

▲최: 그것이 저희에게 주어진 숙제입니다. 정부에서 요구하는 사항이기도 하구요.

윤: 해외사업추진단은 사장님 직속인데 해외 비즈니스를 주로 하며 핵심은 M&A에 두고 있습니다. 아직은 조직에서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하니 남미, 북미, 북유럽, 아시아 등에서 M&A에 능한 IB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미 일부 딜을 진행중이며 빠르면 연내 가시화된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 기업들이 해외 딜을 진행할 때 국내 증권사와 일하면서 불편함이 없다면 당연히 국내 증권사와 일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아직 우리는 네트워크가 약하고 거점도 없습니다. 지금은 해외 판매 네트워크가 충분치 않지만 하나씩 성과가 나타나면 앞으로는 크로스보더 딜도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 고객과의 관계만큼 투자자들과의 접촉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윤: 고객과 투자자를 만나는 비율은 8대 2 정도 됩니다. 세일즈 파트에서 직접 만나지만 우리는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니즈를 알아보는 차원에서 만납니다. 요즘처럼 거래가 없을 때는 7대 3도 아깝지 않죠. 거래가 나올 때 시장에서 소화가 되야 하니까요. 투자자들은 어떤 투자상품을 선호하는지 등을 파악해 발행사에 제안할 수도 있구요.

- 주말에는 무엇을 하시는지요.

▲최: 골프 등을 통해 고객들과의 만남을 가집니다. 골프는 고객과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죠. 하지만 가족들은 싫어합니다. 골프 약속이 잡힌 날 예상치 못하게 비가 올 경우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아~오늘은 좀 쉬겠구나'와 '오랜 시간 고객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가는구나'입니다.

- 영업을 하다보면 술을 마실 기회가 많겠습니다.

▲최: 원래는 술을 잘 못마셨는데 지금은 조금 바뀌었습니다.(웃음) 다만 우리는 시스템 영업을 하며 또한 아이디어 영업을 합니다. 실력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는 딜을 일시적으로 맡을 수 있을 순 있어도 오래 갈 수 없습니다.

- 커버리지 업무를 하면서 가지고 있는 철학은.

▲윤: 정직, 신뢰, 성실 세 가지입니다. 김앤장이 다른 로펌들과 똑같은 변호사 업무를 하면서 가장 비싸게 받는 이유는 무얼까를 생각합니다. 증권업계 김앤장이 되겠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습니다. 정직, 신뢰, 성실은 시간이 갈수록 쌓이고 배반하지 않습니다. 추가로 업력이나 실력까지 쌓이면 훨씬 더 파워풀해 질 수 있습니다.

최: 커버리지는 클라이언트와의 운명 공동체입니다. 동반자라고 생각해야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하면 과연 줄 수 있는게 뭐가 있겠습니까. 이 생활이 끝날 때까지 함께 가겠다고 생각한다면 거짓말할 수도 없습니다.

<최승호 커버리지 2그룹장>

- 경북 달성군 유가면 출생(1964년)
- 대구 달성고 졸업(1983년)
-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1987년)
- 한국신용정보 입사(1991년)
- 한국신용정보 산업평가 실장(2005년)
- 현대커머셜 리스크 담당(2007년)
-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커버리지1그룹 이사(2008~2010년)
- 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커버리지2그룹장/상무(2011년 현재)

<윤병운 커버리지 1그룹장>

- 충남 서산 출생(1967년)
- 영등포고 졸업(1986년)
- 한국외대 중국어과 졸업(1992년)
- LG투자증권 입사(1993년)
- 우리투자증권 GI팀장(2005~2010년)
- 우리투자증권 커버리지1그룹장/이사(2011년~현재)

NH투자증권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