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와 전세)가격 차이가 크지는 않네요. 그런데 요즘 같은 때 집을 사도 될까요. 덜컥 샀다가 집값 더 떨어져서 손해를 보는 건 아닌지 걱정이에요."
6일 오후 경기 군포시 산본동 E중개업소 사무실. 공인중개사와 전셋집을 보러온 30대 중반의 손님이 나눈 대화다. 전셋값이 올라 매매가와 가격 차가 크지 않으니 주택을 매입하라는 공인중개사의 권유가 이어지고 하루종일 전셋집 찾아다니느라 기운이 빠진 수요자는 전세가 아닌 주택 매입을 고민했다.
경기 안양시 평촌신도시 부영아파트 49㎡도 전셋값이 1억2000만∼1억3000만원이지만 매매가는 1억6000만∼1억7000만원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 이들 단지만이 아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산본 평촌의 평균 전세가율은 각각 60%, 56%로 서울(44.4%)과 경기(50.6%)의 평균 전세가율보다 훨씬 높다.
산본 F중개업소 사장은 "서울 강남이나 과천의 경우 전셋값이 아무리 올라도 매매가와 차이가 커 매매전환 수요가 많지 않다"며 "하지만 산본이나 평촌은 전세가율이 높아 중소형 전셋집을 구하러왔다가 매매로 마음을 바꾸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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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촌 G중개업소 실장은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소형 매물을 찾는 수요가 부쩍 늘었다"며 "평촌은 자녀들 학교문제 때문에 이사하기보다는 차라리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려는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산본 평촌의 경우 전세입자들의 매매전환 사례가 늘면서 급매물도 상당수 소진됐다. 산본의 H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 전세수요를 매매로 돌려 10건 이상 계약한 중개업소도 있다"며 "내년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단지 세입자들의 매매상담도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