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유럽을 어떻게 보는지, 반대로 유럽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두고 양측 기자들은 열띤 토론을 벌였다. 내심 월드컵이나 G20 정상회의, 대구육상선수권대회를 떠올리며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네덜란드의 프리랜서 기자 피터 테퍼의 경험담은 흥미롭지만 씁쓸했다. 동료들과 판문점을 방문, 사진을 찍어 본국의 어머니에게 전송했더니 "그렇게 위험한 나라에 가도 괜찮은 거냐"는 걱정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코리아의 모습을 최우선으로 규정하는 것은 또다른 코리아, 즉 북한에서 유래한 불안과 갈등의 그림자였다. 유럽 언론인들은 "해외에서 그냥 코리아라고 하면 남북한을 혼동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앞으로도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경제와 문화에 단서가 있었다. 헥킹 기자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가 급속히 발전했다는 점이 대단히 놀랍고 독일의 경험과도 유사하다며 "한국은 아시아의 독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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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방송 ERT의 포티스 카파라키스 편집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았던 한국은 그리스에게 위기극복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티야 비체 라디오프랑스 기자는 K팝을 좋아한다며 자신의 TV도 한국기업 제품이라고 말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양측 교류가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이와 같은 언론 교류가 확대돼 서로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