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고용지표 앞두고 `몸 사리기`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1.09.0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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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뉴욕증시가 증시가 사흘간의 상승세를 멈춰 섰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8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9월 첫 거래일을 맞이한 1일(현지시간) 다우 지수가 1.03% 떨어진 가운데 나스닥 지수와 S&P 500 지수가 각각 1.30%와 1.19% 하락했다.



주가가 떨어진 영향으로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세를 보인 반면, 상품가격은 관망세를 보였다. 금값이 0.1% 떨어진 반면 유가는 0.1%올랐을 뿐이다.

로버트 파브릭 바니안 파트너스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내일 고용 보고서 때문에 시장에 다소 뒷걸음치거나 주저하는 분위기가 보였다고 장세를 분석했다. 그는 고용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엄청난 과제를 안고 있고, 기업 경영자는 고용과 지출을 꺼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잭 애블린 해리스 프라이빗 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고용지표는 민간부문 고용이 `제로(0) 성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애블린은 "만약 내일 고용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드러내면, 실망감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이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월의 2.7%에서 1.7%로 하향조정했다. 물론 내년에는 2.6% 회복하고, 내후년에는 성장률이 3.5%로 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헌팅턴 애셋 매니지먼트의 랜디 베이트만 CIO는 "지난 며칠간의 뉴스는 랠리를 지속시킬 정도로 좋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내일 발표될 고용지표도 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 조사로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6만8000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7월엔 11만7000명이 증가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 이코노미스트의 경우엔 2만5000명 증가를 예상한다. 자신의 당초 전망치 5만 명보다 줄어든 수치이다. 소시에떼 제너럴 의 브라이언 존스 이코노미스트는 단 9000명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오전 한 때 상승세를 보였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지수가 50.6을 기록하며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시장의 전망치인 47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위축과 확장을 가늠한다.

댄 그린하우스 BTIG 스트래티지스트는 "오늘 ISM 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지금 당장 리세션에 빠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최신 데이터"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어중간 하고 엇갈리는 경제지표는 향후 연준 정책을 가늠하는데 방해가 된다. 지표가 크게 좋으면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지표가 매우 나쁘면 연준 지원책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되지만, 불분명하면 이도 저도 아니기 때문이다.



리스티나 트러스트의 토마스 나이함 머니매니저는 "사람들은 경제지표가 긍정적일 때는 연준이 3차 양적완화를 테이블에서 내려놓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금 상황을 종합하면 "우리가 저성장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실적 전망은 아직은 양호하다. 블룸버그통신은 S&P 500 기업의 2013년 평균 주당 순이익은 124.11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8~2009년 기간 중 연간 증가율을 2배 이상 웃도는 실적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찰스 스왑의 리즈 앤 손더스 스트래티지스트는 "기업이익이 피크를 치자마자, 시장이 추락할 것이라는 건 잘못된 인식"이라고 말한다. 기업의 수익이 붕괴될 정도로 크게 감소하지 않는 한, 시장은 계속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지금은 수익성 붕괴를 예상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주식시장 상승세가 아직 멈춰 서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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