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제약사가 5백억원을 들여 신약을 개발했지만 매출은 고작 21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산 약에 점령당한 상황에서 정부 지원은 전무하다시피합니다. 신약을 개발할수록 손해를 봐야하는 국내 제약시장의 현주소, 임원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3월 보령제약 (12,290원 ▲1,590 +14.86%)이 출시한 고혈압약 '카나브'입니다.
지난 12년 동안 500억 원의 개발비를 들여 만든 순수 국산 신약입니다.
한해 1조 4천억 원 규모의 국내 고혈압 약 시장은 대부분 외국산 약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해외시장에서 판로를 열어보려 해도 녹록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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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에서 판매를 하려면 별도의 임상을 거쳐야 하는데 이 비용만 1년 매출규모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인터뷰] 전용관 / 보령제약 R&D센터장
"미국에 진출할 경우 작년 저희 매출이 3천억인데 아마 3천억 정도 더 들 걸로 보입니다. 제약기업이 감당하기엔 굉장히 부담스러운 큰 비용입니다."
'카나브'를 비롯해 현재까지 국내기술로 만든 신약은 18개 품목에 불과합니다. 이 가운데 연 매출 100억 원 이상인 약은 고작 4개 뿐입니다. 4개 제품은 거의 매출이 없다시피 합니다.
'외국산 약보다 더 우수한 약'이란 점을 알리려면 추가적인 연구개발과 마케팅이 필요한데 영세한 국내 제약사로선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카나브'의 경우 개발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은 32억 원 뿐입니다.
국내제약사들이 신약개발보다 복제약 만들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겁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가 일괄적으로 약가를 53%대로 낮추기로 하자 국내 제약업계는 "매출마저 줄면 신약개발은 꿈도 꿀 수 없다"며 "외국산 약에 대한 종속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