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MF, 유럽은행 익스포저 줄였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1.08.23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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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머니마켓펀드(MMF)들이 유럽 은행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2008년 금융 위기 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여왔다고 신용평가사 피치가 22일 밝혔다.

6월 말 6980억 달러 자산의 48.7%였던 유럽 은행에 대한 미 10대 MMF의 익스포저는 7월 말 전체 자산 6580억 달러의 47%로 감소했다.



절대 규모로 치면 300억 달러가 줄어든 셈이다. 전세계 금융시장이 본격적으로 요동쳤던 8월 이전의 수치란 점에서 현재는 이보다 더 줄었을 가능성이 높다.

MMF들이 보유한 유럽 은행채 보유규모 역시 5월말 51.1%에서 2008년 하반기 수준인 45.4%에 근접하고 있다.



요셉 어베이트 바클레이즈캐피탈 머니마켓 투자전략가는 "국가 부채 위기와 미국 채무 상한을 두고 벌어진 소요가 무보증 은행채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자금시장은 지난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국 내 유럽계 은행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는 보도로 어려움이 강화되기도 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현저하게 상승하는 등 유럽 국가 부채 위기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이번 달 초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역내 국채 시장에 다시 개입을 단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후순위 은행채의 신용부도스왑(CDS)를 나타내는 마르키트의 아이트랙스 유럽 서브 파이낸셜 지수는 지난 21일 433bp까지 상승했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글로벌 증시가 연중 고점을 기록했던 올해 4월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피치에 따르면 MMF들은 전반적인 익스포저를 줄여 왔을 뿐 아니라 매입하는 채권들의 평균 만기를 단축시킴으로써 위험을 줄여 왔다.



지난달 말 기준 MMF들의 프랑스 은행 양도성예금증서(CD) 투자액 5분의 1 이상이 만기 7일 미만의 증권에 대한 투자였다. 6월말까지만 해도 프랑스 은행들에 투자한 CD의 반 이상이 만기 61일 이상이었다.

한편 유럽 국가들 중에서 MMF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은행채는 프랑스 은행채로 14.1%를 차지했고, 영국 은행채가 10.5%였다. 이탈리아, 스페인 은행채는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피치의 연구는 CD, 기업어음(CP), 자산담보부기업어음 (ABCP), 리포 등 단기자금시장에 초점을 뒀다. 펀드매니저들은 이 중 리포 배분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어베이트 투자전략가는 "유럽 당국이 국가 구제금융기금 펀드를 증액하는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경우 MMF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고수익 은행채에 투자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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