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는'→'총선 이후에', 문재인의 미묘한 변화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1.08.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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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지금까지는…." "나중에…."

'아직까지는'→'총선 이후에', 문재인의 미묘한 변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의 내년 대선 출마 여부는 야권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의 중요한 관심사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아왔다. 그러면서도 모호한 표현으로 여운을 남겼다.

문 이사장은 지난 4월 20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는' 노무현 재단을 통한 정치적 시민운동 정도를 저의 역할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월 1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 때는 "이전부터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지금까지는' 그렇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아직은' 결정을 내릴 시기가 아니다."(6월 14일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 출간 직후 언론 인터뷰), "제 문제를 생각하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겠다."(7월29일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는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그러던 문 이사장이 대선 출마 여부 표명 시점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2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대선주자로 나설 각오가 돼 있나"라고 묻자 "우선 야권 통합운동에 전념하고, 통합이 잘 이뤄지고, 그 힘으로 총선도 잘 치르고 난 후에 생각해 볼 문제"라고 밝힌 것. 일단은 야권 통합에 힘쓰되 대선 출마 여부는 총선 이후에 판단하겠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야권 통합 지원→총선 지원→대선 출마'라는 밑그림이 그려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문 이사장은 야권 통합 행보에 나선지 오래다. 문 이사장은 4·27 지방선거 때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는 야권 단일후보 공동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으면서 야권 주자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야권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최근에는 야권 통합의 방법으로 '연합정당 대통합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야권에서는 문 이사장이 내년 총선에서 부산·경남 지역 선거를 진두해줄 것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경남에서 '야풍(野風)'이 일 경우 문 이사장의 입지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문 이사장은 이같은 밑그림에 대해 "확대해석"이라는 입장이다. 문 이사장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총선 이후' 발언에 대해 "기존의 입장과 다를 게 없다"며 "'총선 역할론'은 야권 통합을 매듭짓고 생각할 문제"라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다만 "야권 통합이 성사된다면 당연히 야권의 선거 승리를 도와야 한다"며 "어떤 방식으로 내가 기여하는게 좋을지는 생각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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