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미국의 더블딥에 대한 우려인데 더블딥 가능성은 어떤 예측모형을 사용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30%를 넘지 않으며 소프트패치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런데 만약 더블딥에 빠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what if' 문제가 핵심이다. 더블딥은 미국립경제조사국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1930년대 대공황과 1980년대 초반 두 차례가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80년대 초반의 더블딥은 그 강도를 볼 때 학계에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엄정한 의미에서 더블딥은 대공황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앞의 문제가 중단기적인 문제라면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미국 경제에 장기적 치명타를 입힌 것과 같다. 장기적으로 미국 기업 및 가계의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하고 달러의 기축통화로서 신분이 추락하면서 달러를 찍어내 소비를 견인한 80년대 이후 미국식 성장모형이 종료될 것이기 때문이다. 종합해 보면 장·단기 면에서 악재가 터지다보니 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다.
미국 경제의 위기 해소는 아예 더블딥에 빠지지 않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 주목할 것은 미국 은행의 유동성이다. 만약 미국 은행마저 디레버리징을 기한다면 더블딥이 불가피하다. 아직까지는 이런 움직임이 제한적이다. 더불어 대공황 때와 달리 미국 기업들은 수익성이 높은 수준이며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든 풀게 해야 한다. 유럽의 경우는 현재 백약이 무효하다. 결국은 빚잔치를 통해 조기에 불확실성을 해소하거나 일각에서 제기하는 유로본드로 유럽의 국채를 통합하는 방안인데 후자의 경우 국가간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가능성이 희박하다.
우리나라 주가가 여타 국가에 비해 많이 빠졌다. 이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미국에 민감한 반면 현재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수급의 변동성을 유럽계 자금이 주도하다보니 양쪽 위험에 모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 경제는 S&P 말대로 'uncharted territory'로 들어섰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적 위험관리시스템의 작동이다. 단기적으로는 통화스와프의 재작동, 은행세 부과, 은행의 단기외화차입금 관리 등이 필요하겠지만 보다 중장기적으로는 재정건전성 확충이 제일 중요하다. 더불어 악성종양으로 전이될 수 있는 가계부채 문제와 저축은행 문제를 비용이 들더라도 조속히 종료시켜 대외악재에 대한 방어막을 튼튼히 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