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발 시장재편에 삼성은 날고, LG는 기고...왜?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11.08.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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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및 부품업체 급등 LG전자 보합 마감...'모토롤라 부할' LG전자에 부담 전망

구글발(發) 스마트폰 시장재편 소식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시장의 급등세속에서 삼성전자는 6%대 강한 상승세를 기록한 반면, LG전자는 겨우 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16일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는 장초반부터 강세를 보이며 전일대비 6.08% 오른 75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업어 코스피 지수가 4.83% 급등한 가운데 9거래일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인터플렉스 (11,080원 ▼160 -1.42%), 이엘케이 (10원 ▼11 -52.4%), KH바텍 (9,910원 ▼80 -0.80%), 인스프리트 (0원 %) 등 휴대폰 부품 및 솔루션업체들도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이는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시장에서 급증하는 애플, MS, 오라클 등과의 지적재산권 분쟁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단행됐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LG전자 (105,900원 ▲2,900 +2.82%)는 이날 시장의 급등세속에서도 약세를 보이다 전날대비 0.31% 오른 6만5000원으로 겨우 장을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엇갈린 주가는 안드로이드시장내 입지, 스마트폰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이번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가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도약을 노리는 LG전자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구글의 특허 대응, 단기적으론 호재


증권사들은 이번 구글발 스마트폰 시장재편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업체들에 단기적으로 호재가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휴대폰의 원조인 모토로라는 현재 세계 휴대폰 시장 8위 업체(판매대수 기준)로 추락했지만, 1만7000개 이상의 휴대폰 관련 특허권을 갖고 있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MS와 오라클 등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대당 5~10달러 규모의 특허료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대당 최대 60달러에 이르는 특허료 지급이 우려된 상황이었다”며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를 통한 특허 대응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가 삼성전자, LG전자 등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업체들에 대한 MS, 애플 등의 특허 공세에 대한 ‘우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구글 ‘차별없다’...과연 그럴까?



구글은 향후 모토롤라를 다른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차별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HTC와 삼성전자가 제조했던 넥서스원, 넥서스S 등 이른바 구글폰 생산을 모토롤라가 담당하는 등 장기적으로 모토롤라가 안드로이드폰 제조의 선도주자 역할을 담당하며, 구글 '프리미엄'을 누릴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증권사들이 이번 인수가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등 국내 휴대폰제조사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하는 배경이다. 또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제조사 입장에서는 기존 안드로이드 일변도의 스마트폰 사업전략을 전면 또는 부분 수정해야하는 상황이다.



휴대폰업계 전문가들은 특히 안드로이드와 더불어 독자적인 모바일 운영체제(OS) ‘바다’를 확산해온 삼성전자와 달리 독자 OS도 없고, 안드로이드시장내 입지도 약한 LG전자 입장에서는 향후 구글을 등에 업은 모토롤라의 부활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시장이 삼성전자, HTC, 모토롤라 등 3강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럴 경우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벌이고 있는 LG전자 MC사업본부의 실적전환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점차적으로 멀티 OS전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하지만 MS의 ‘윈도폰7’ 등이 스마트폰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휴대폰제조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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