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우리금융 입찰참여", 매각 성사는 '글쎄'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1.08.1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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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티스톤·MBK "예비입찰제안서 낼것"...우리금융 주가급락 '변수', SI유치 난항

우리금융 (11,900원 0.0%)지주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마감(17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인수의향서(LOI)를 낸 3곳의 국내 사모펀드(PEF)는 예비입찰에 일단 참여키로 했다. 하지만 매각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PEF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여전한 것이 우선 문제다.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우리금융 주가 급락은 더 큰 장애로 작용할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7일 우리금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이번 우리금융 인수합병(M&A)엔 보고펀드와 티스톤파트너스, MBK파트너스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3개 PEF는 예비입찰에도 참여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보고펀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시장 일각에서 나온 입찰 포기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끝까지 우리금융 인수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를 배제하고 의미 있는 SI 3~4곳을 유치해 컨소시엄을 꾸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티스톤 고위 관계자 역시 "해외 유력 금융회사들과 손을 잡고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대부분 SI를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티스톤은 미국계 금융투자 전문 PEF인 JC플라워즈를 SI로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새마을금고(SI)와 손을 잡은 MBK도 최근 골드만삭스와 부산은행을 투자자로 끌어들이는 등 입찰 참여 준비를 거의 마무리했다.

그러나 PEF들의 우리금융 인수 의지와 달리 시장 여건은 녹록지 않다.


첫째 장애물은 금융회사 매각과 관련한 '론스타 학습효과'다.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론스타처럼 PEF가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기업가치를 올려 단기에 웃돈을 받고 팔고 나갈 수 있다는 여론의 부정적 정서가 그대로다. 정부도 PEF도 이런 여론의 곱지 못한 시선을 부담스러워 한다. 입찰 참여 계획을 밝힌 한 PEF 고위 관계자조차 "PEF 이슈가 여전해 딜 성사를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화다. 우리금융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21% 가량 빠졌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때문이다. 시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꾀하려던 정부의 계획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우리금융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금 주가에서 우리금융을 팔면 당장 정부가 '헐값 매각'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고 말했다.

PEF들의 장담과 달리 컨소시엄 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금융 인수전의 성패는 양질의 SI를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다. 우리금융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인수 후보들에게 매우 까다로운 예비입찰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해외보단 명망 있는 국내 SI들을 유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PEF들이 공히 국내 SI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의 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 등 국내 대형 연기금들이 인수전 불참 의사를 밝힌 게 비근한 예다. PEF들이 개별 접촉한 국내 SI의 상당수도 딜 성사 가능성에 대한 의문 등으로 투자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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