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기,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타볼까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1.08.15 12:33
글자크기

[머니가족의 좌충우돌 재테크] '신상' 고정금리 상품 속속 출시, 혜택 따져봐야

편집자주 <머니가족을 소개합니다> 머니가족은 50대초반의 나머니 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에 들어선 가장 나머니 씨(52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 씨(49세), 사회초년생인 장녀 나신상 씨(27세), 대학생인 아들 나정보 씨(24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 씨(75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 씨(38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여보, 집값은 떨어지는데 이자만 자꾸 늘어서 큰일이에요."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주택담보대출 이자에 한숨만 쉬는 오알뜰씨. 올해 들어 금리가 세 차례 인상되면서 코픽스 변동금리대출의 금리도 올랐다.

"김과장네가 연 4%대에 고정금리 대출을 받았다는데 이참에 우리도 갈아탈까?" 나머니씨의 제안에 딸 나신상씨는 "금리가 떨어지면 어떡해요? 잘못 갈아탔다가 수수료까지 내면 더 손해에요"라며 반대했다.



나머니씨는 은행에 다니는 친구가 많은 나신용씨에게 조언을 구했다. "물가가 오르고 금리인상이 예상될 때는 고정금리가 유리한 점이 있죠. 매월 대출이자로 지출되는 금액이 일정하니까 장기적인 자금계획을 세울 때도 좋고요. 안 그래도 최근에 괜찮은 고정금리 대출이 많다던데 한번 알아봐드릴까요?"

금리상승기,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타볼까


◇은행권,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상품 속속 출시=최근 들어 시중 은행들은 고정금리대출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정부의 방침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말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내놓고 은행의 고정금리대출비율을 2016년까지 30%로 대폭 늘리도록 했다. 가계빚이 800조원을 넘어서는 등 가계부채문제가 심각해지자 대출구조를 개선하기위한 조치다.

현재 시중 은행의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5% 수준. 그동안 은행들은 고정금리상품을 거의 내놓지 않았다.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을 은행이 떠안아야하기 때문.

A은행 상품개발부 관계자는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은 3년짜리인데 10년 이상의 고정금리상품은 은행의 자금매칭 리스크가 커 꺼릴 수밖에 없다"이라며 "이제는 타격을 감수하고 고정금리상품을 늘려야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울며겨자먹기'로 내놓은 고정금리상품을 잘 공략하면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B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고정금리상품이 없었지만 이제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새로운 상품이 많아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게다가 한시적으로 판매되는 저금리의 고정금리상품을 선점하면 변동금리보다 훨씬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상승기,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타볼까
◇고정금리상품 어떤게 있나?=나머니씨는 시중에 나와 있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상품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의외로 많은 은행들이 '신상' 고정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었다.

지난 4월에는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지금 利대로, 신한 금리안전모기지론'을 출시했다. 기본형은 3년에서 15년까지 만기를 둘 수 있고 만기까지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혼합형은 5년에서 30년까지 설정할 수 있는데 3년 또는 5년이 고정금리기간이고 나머지는 코픽스(잔액)금리에 가산금리가 붙어 1년마다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기본형은 만기에 따라 연 5.0%~연5.8%의 대출금리가 적용된다.

국민은행은 7월 'KB 장기분할상환 고정금리 모기지론'을 내놨다. 대출기간은 10년부터 5년 단위로 최대 30년까지 정할 수 있고 대출금리는 만기에 따라 연 4.8%~5.3% 수준이다. 이 상품은 6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의 주택을 구입하는 실수요자가 대상이다. 특히 60㎡ 이하 소형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추가로 0.1%p의 금리우대혜택이 주어진다.

광주은행은 이달부터 고정금리 분할상환 전용 상품인 'KJB고정금리아파트론'을 판매하고 있다. 최소 5년부터 최대 15년까지 만기를 자유로이 정할 수 있고 1일 현재 최저금리는 각각 5년제 5.1%, 10년제 5.2%, 15년제 5.3%가 적용된다. 대출대상은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하는 개인이며 감정가액의 최대 60% 이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50대 중장년층을 위한 외환은행의 '해피니어 모기지론'도 있다. 3년 또는 5년간 연금식으로 분할해 대출을 받고 거치기간 경과 후 장기분할상환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분할실행기간 동안에는 고정금리, 이후에는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8일 기준 고정금리(3년 또는 5년)의 최저금리는 5.13%이고 최고금리는 7.66%이다. 만약 통장, 카드 등 패키지상품을 보유하면 0.2%의 금리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의 고정금리대출은 금리가 높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상품은 연 5% 대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편"이라며 "비거치식,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면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5%p 가산 적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자부담 얼마나 줄어들까=나머니씨는 고민 끝에 가장 최근 출시된 우리은행의 '금리고정 모기지론'을 선택했다.

이 상품은 최초 5년간은 고정금리를 사용하고 이후에는 6개월 또는 1년 변동 잔액기준 코픽스(COPIX) 금리가 적용된다. 대출기간은 6년~35년이며 분할상환대출로 거치식, 비거치식 두가지 중 선택 가능하다. 기존 CD연동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도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본 상품으로 전환 가능하다.

아파트 담보대출의 경우 8일 기준 최초 5년간 고정금리는 최저 연 4.72%~최고 연 5.16%이며 5년 경과 후 6개월 변동 잔액기준 코픽스(COFIX) 선택시 최저 연 4.63%~최고 연 5.07%, 1년 변동 잔액기준 COFIX 선택시 최저 연 4.73%~최고 연 5.17%가 각각 적용된다.

나머니씨는 금리도 낮지만 신상품 출시 기념으로 대출을 받고 제휴 신용카드를 발급하면 대출원금 상환에 사용 가능한 선포인트 50만점(1포인트=1원)을 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나머니씨의 경우 아파트 신규구입자금 1억을 이 상품을 통해 대출받으면 1년에 29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1일 기준으로 5년 간 최저 4.78%로 대출받을 수 있는데 이는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보다 최고 0.29% 저렴하다"며 "1년에 29만원, 5년간 145만원의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고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면 절감효과는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대출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 또 금리 하락 시에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높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