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압축펀드, 급락장서 맥 못췄다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1.08.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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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장에서는 상승폭 크지만 하락장에서는 리스크 분산 효과 감소로 부진

자문형 랩(Wrap)의 대항마로 자산운용사들이 속속 출시한 압축펀드들이 최근 하락장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30개 안팎의 종목을 골라 투자하다보니 상승장에서는 큰 폭으로 올랐지만 조정장에서는 리스크 분산 효과가 감소해 수익률이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40개 이하 소수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20개 압축투자펀드(운용순자산 300억원 이상, 테마주펀드 제외, 9일 기준)의 최근 1주일 평균수익률은 -13.7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반 주식형펀드 평균(-13.43%)을 밑돌았다. 대형주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다보니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

개별펀드별로는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주식펀드'가 수익률이 -17.98%로 가장 부진했다. 1개월(-21.54%), 3개월(-19.17%) 수익률 역시 벤치마크(코스피 지수 등락률)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 5월말 기준 OCI, 삼성전자, LG화학 등 낙폭이 컸던 종목 투자비중이 높았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리딩섹터스마트목표전환 1[주식]'과 GS자산운용의 'GS지속가능성장 1[주식]ClassC-i'도 -16% 안팎의 수익률로 일반 주식형펀드 평균보다 부진했다.
잘나가던 압축펀드, 급락장서 맥 못췄다


압축형 펀드임에도 일반 주식형펀드 수익률을 앞선 펀드도 있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다이나믹타겟플러스목표전환 1[주식]종류A'와 동부자산운용의 '동부파워초이스1[주식]'는 각각 -12.21%, -12.37%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동부파워초이스1[주식]의 경우, 롯데칠성(펀드 내 비중 7.78%), SKC&C(7.73%), 한국가스공사(7.62%). 기업은행(7.53%), 대한항공(6.93%) 등을 편입했다.

박희봉 동부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주도주에 과도하게 몰리기보다 업종별 애널리스트들이 선정한 최선호주 15개 이내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면서 "음식료 등 내수주를 많이 가져간 것이 수익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연구원은 "종목 수를 적게 편입한다는 것은 상승장에서는 오름폭이 커질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폭이 커질 수 있다"면서 "기존 펀드투자자들은 반등이후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압축펀드들이 대형 우량주들을 많이 편입하지만 수익률 편차가 날 수 있다"면서 "운용전략이나 투자 스타일을 꼼꼼히 살핀 뒤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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