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폭락 "코스피 급락 예상,1950까지 각오"

머니투데이 임지수, 권화순 기자 2011.08.0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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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증권사 "리먼 사태와 비슷...코스피 급락 할 것"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5% 가량 급락한 가운데 5일 코스피 지수의 큰 폭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2000선 사수를 장담할 수 없다며 1950선 전후까지 밀릴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미 다우지수는 512.76포인트(4.31%) 추락한 1만1383.68을, 나스닥지수는 136.68포인트(5.08%) 떨어진 2556.39로, S&P500지수는 60.27포인트(4.78%) 미끄러진 1200.07로 마감했다.



종기기준 다우지수 낙폭은 2008년 12월 1일 680포인트 급락 후 최대다.

◇금융위기 때와 비슷...전세계 경기둔화 우려 확산



미국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진 이유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전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탓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시장 반응으로 봐서는 리먼 사태가 터진 금융위기와 비슷하다"면서 "특별한 단기 악재 없이 전세계 주식시장이 동반 하락했고, 외환시장이 불안하고, 채권시장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인의 핵심은 미국 경제를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 둔화 위험이 커졌다고 시장이 보고 있는 것"이라며 "올 4월 이후 중동사태, 일본지진, 남유럽 재정위기, 미 부채한도 확대 둘러싼 정치 공방 등 여러 충격이 4개월 간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충격들이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투자와 소비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실물 경제가 정상화 될지, 아니면 더 큰 영향을 받을 지 금융시장이 아직 자신을 못하고 있다는 것.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뉴욕 증시 폭락의 가장 큰 이유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감이 재부각된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다고 진단하면서도 금리를 동결하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양적완화 정책 기조를 이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유럽 재정 위기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카드는 크게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인데 두 카드 모두 이제 쓸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채한도 증액 협상으로 재정 긴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더 이상 돈을 풀래야 풀 수 없다"면서 "양적완화도 종료돼 경기 부양을 시킬 수 있는 카드가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1950~1980까지 급락 전망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코스피가 고점 대비 10% 하락한 구간인 1950선에서 지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큰 폭 하락이 예상되지만 2000선 아래를 주식비중 확대의 구간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지수 하락시 투매에 가담하는 전략은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어 "2000선 이하는 밸류에이션상 매력적인 구간"이라며 "최근 패턴을 보면 2000선 아래에서는 연기금 등 주식비중을 늘리고자 하는 주체는 매수 기회로 활용했으며 또한 펀드 자금도 유입돼 왔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코스피 지수는 미국이 빠진 만큼 폭락해 1950선 전후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충격이 진정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과연 지수가 어느 정도 내려갈지 지금 전망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이고, 전반적인 위험 관리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오늘, 그리고 다음주까지 코스피가 크게 밀릴 것"이라며 "최소 1900대까지 간다고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홍 팀장은 1980선을 1차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홍 팀장은 "코스피지수의 2000선 붕괴 가능성이 크며 기술적으로 1980선에 1차 지지를 기대해 볼만 하다"며 "만약 1980선 아래에서 시작한다면 장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더라도 1900선까지는 추세 이탈을 염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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