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3년만에 첫 금 매입… 25톤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11.08.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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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3110.3억불로 최고치… 투자 다변화·신뢰도 제고 위해 금 12.4억불 매입

한국은행이 지난 1998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금을 매입했다. 무려 12억4000만 달러어치, 25톤 규모다. 이로써 한은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0.03%에서 0.4%로 늘어났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3110억3000만 달러로 지난 4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3072억 달러)를 경신했다.



한은은 2일 '2011년 7월 말 외환보유액'을 발표하며 7월 말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가운데 금 자산 규모는 13억2000만 달러로 전월 말보다 12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외환보유액 가운데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0.03%(8000억 달러)로 주요국 중앙은행 중 최하위 수준을 유지해왔다. 한은은 그러나 지난 6~7월 금 25톤을 매입, 기존 보유량 14.4톤을 포함해 총 39.4톤을 보유하게 됐다.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0.4%로 높아졌다.



한은이 금을 매입한 것은 지난 1998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제 금시장(런던거래소)에서 매입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자, 이렇게 대규모 구입 역시 처음이다.

한은은 "국제 금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6~7월 중 1개월에 걸쳐 분산 매입했다"며 "7월 중 일괄 결제되는 선도거래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변동분이 6월이 아닌 7월 말 외환보유액에 일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세계 금 위원회(World Gold Council)에서 발표하는 전 세계 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 등 국제기구 포함)의 금 보유 순위가 56위에서 45위로 11단계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올 들어 외환보유액이 3000억 달러를 웃도는 규모로 늘어났고 국내 외환시장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등 과거에 비해 금을 매입할 만한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금을 매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미 외환보유액 규모가 많아진 상황에서 투자다변화를 꾀할 필요성이 생긴 데다, 안전 자산인 금을 보유하면 미 달러화의 급격한 변동 등 국제 금융시장 변화에도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신뢰도도 제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7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110억3000만 달러로 전월 말에 비해 65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지난 4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 3072억 달러를 뛰어넘는 규모다.

한은은 엔화, 파운드화 등의 강세로 이들 통화 표시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늘었고 보유한 외환운용수익도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 말 기준 뉴욕시장에서 파운드화는 2.3%, 엔화는 4.7% 각각 절상됐다.

자산별로 보면 국채, 정부기관채 등 유가증권이 14억1000만 달러 감소한 반면 예치금은 64억5000만 달러 늘었다.



자산별 비중은 유가증권(88.5%), 예치금(9.2%), IMF가 회원국 준비금으로 배정하는 가상통화인 SDR(1.2%), IMF 회원국의 교환성 통화인출권인 IMF포지션(0.7%), 금(0.4%) 등의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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