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눈높이 반영된 도시는 모두 살기좋은 도시"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1.08.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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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가 만난 건설인]'여성이 살기좋은 도시' 원조 한국여성건설인협회 김경숙 회장

"여성 눈높이 반영된 도시는 모두 살기좋은 도시"


'하이힐 굽이 빠지지 않는 거리, 도로폭이 넓어 유모차 2대가 동시에 지나갈 수 있는 길, 늦은 시간에도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는 안심콜택시, 깜깜한 밤에도 멀리 떨어진 사람의 얼굴이 훤히 보이는 공원….'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시행하는 여성을 위한 도시정책사업들이다. 최근에는 '여행(여성이 행복한) 프로젝트'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 등 지자체마다 브랜드 홍보전이 뜨겁지만 사실 이 정책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따로 있다.



2002년에 설립된 한국여성건설인협회가 그곳이다.

이 협회는 국토해양부 소속 비영리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건설전문가로만 구성된 단체다. 건축사, 기술사 등 실무전문가와 건설업체 직원, 대학교수, 연구원, 공무원 등 건설업계 전문가 260여명이 각자 분야에서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 건설'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경숙 한국여성건설인협회 5대 회장(동원대학 교수·사진)은 "내년이면 협회 설립은 물론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 건설' 세미나를 시작한 지 만 10년을 맞는다"며 "전국 지자체를 순회하며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실제 정책에 반영되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붐이 일고 있는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 움직임을 볼 때마다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각계각층에서 회원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 모든 여성이 불편함을 느끼는 데도 도시정책에 반영되지 않던 문제점들이 하나하나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건설인협회는 앞으로 차세대 여성 건설인재를 키우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달 22∼23일에는 건설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공계 여고생 50여명을 대상으로 '제1회 차세대 건설 리더스 캠프'를 열기도 했다.


김 회장은 "내로라하는 대형건설사를 아무리 뒤져봐도 여성임원이 없어 매우 안타깝다"며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려면 건설분야 여성 인재를 제대로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지자체 등이 정책을 검토하거나 수립할 때 여성 전문가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하도록 하는 것도 협회의 목표다.

김 회장은 "여성의 눈높이가 반영된 도시라면 여성뿐 아니라 어린이, 노약자 등 모두가 살기 좋은 환경"이라며 "정책 검토·수립 단계부터 여성 전문가들이 의견을 적극 개진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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