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여의도 MBC부지에 신사옥 추진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1.08.0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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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 여의도본점 ↑ 국민은행 여의도본점


KB금융지주가 여의도 MBC 부지에 통합 신사옥 설립을 추진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MBC 부지 1만7800㎡의 매입에 대한 사업성을 검토중이며 다음 달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의 신사옥 건립은 최근 MBC가 상암DMC 이전을 앞두고 여의도 사옥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임기 내 통합사옥을 마무리 지으려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의지가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입지가 방송센터인데다 그동안 사옥 건립이 무산된 적이 많은 터라 KB금융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MBC 여의도 부지는 여의도본점과 가깝고 부지 규모도 적당해 매력적인 대상지로 검토되고 있다"며 "다만 이달 열릴 이사회에서 확정되기 전까지 말만 무성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매입금액이다. 여의도 MBC 부지는 1만7795㎡ 규모로 표준지 공시지가 3.3㎡당 3125만원으로 계산하면 총 1685억원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3배가 넘는 5400억원 수준까지 보고 있다.



KB금융, 여의도 MBC부지에 신사옥 추진
MBC 사옥의 매각주간사인 신영에셋 관계자는 "여의도는 공시지가가 낮기 때문에 여의도역 상업용지 내 오피스텔 거래가를 기준으로 하면 3.3㎡당 1억원 정도로 예상한다"며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이지만 거래 규모가 크고 방송사 소유의 땅이다보니 자금조달여력, 사업계획 등을 검토해 매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건설사관계자는 "MBC 측에서도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사업이 목적인 기업에 비싸게 팔아 땅장사로 이익을 남겼다는 비판을 받기보다는 금융그룹에 매각하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겠느냐"며 "15곳 정도가 관심을 보였다고 하는데 3.3㎡당 8000만원 정도를 적정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다음달 2일 부지 입찰을 앞두고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자금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총 192억원 규모의 인천, 수원, 제주도 등 전국 출장소와 은행지점 13곳을 매물로 내놓고 매각대금을 끌어 모을 계획이다.


KB금융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 여의도 MBC 부지에는 연면적 23만㎡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 들어선다. KB금융 측은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로 편입시 용적률을 800% 이상 상향조정 받아 오피스 임대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MBC 사옥 앞 통일교 부지는 최고 70층 높이의 오피스 '파크원'과 쇼핑몰 복합건물이 신축 중이고 주변 아파트는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 용적률을 최고 600%까지 올려 초고층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신사옥 설립은 국민은행이 주택은행과 합병한 2002년 이후부터 추진된 숙원사업이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여의도본점과 서여의도, 명동, 종로에 분산돼 '네 집 살림'을 꾸려오면서 업무 비효율 문제가 지적됐다.

KB금융, 여의도 MBC부지에 신사옥 추진
하지만 물망에 오른 대상지만 20여 곳일 정도로 9년째 통합 사옥 추진에 난항을 겪어왔다. 2007년 서울역 앞 대우센터빌딩 매입에 나섰다가 탈락한 후 이듬해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SIFC) 입주가 성사되는 듯 했지만 건립주체인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밖에 종로구 SC제일은행 본점 옆 청진동 재개발 사업지, 여의도 통일교주차장 부지의 '파크원' 빌딩,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도 후보지에 올랐다가 성사되지 못했다. 올 초에는 강남구의 러브콜에도 6000명 이상의 직원을 수용할 부지가 없어 고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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