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울리는 '그들만의' 주식거래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11.07.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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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네오위즈그룹, AD모터스-토자이 등…과거 교훈도

'상장사간 주식거래'는 국내증시에서 흔한 일입니다. 계열사, 혹은 전략적 제휴 회사들끼리도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주식에 서로 투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내부정보를 접할 기회도 많은 '그들만의' 주식거래는 때론 눈총을 사기도 합니다. 고점에 주식을 팔거나 위기에 먼저 팔고 달아나면서 소액투자자들에게 상대적인 손실을 입히기 때문일 겁니다.



최근 네오위즈 (19,080원 ▲10 +0.05%)그룹 내 거래와, AD모터스 (0원 %)-토자이홀딩스간 거래가 눈에 띕니다.

3개 상장사를 거느린 네오위즈 (19,080원 ▲10 +0.05%)그룹은 지주사 네오위즈가 자회사 네오위즈게임즈 (20,300원 ▼450 -2.17%)(이하 게임즈)와의 부동산, 주식거래로 차익을 올리면서 경영권을 강화하는 패턴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말부터 두 차례에 걸쳐 게임즈에 약 1400억원 규모의 보유 부동산을 팔아 약 500억원의 차익을 냈고, 매각대금 중 일부는 네오위즈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보통주를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7%넘게 강화하는데 쓰였습니다.

최근에는 게임즈 주가를 부양하던 기관도 고점에 '블록딜'로 팔아 수익을 올렸지만 소액주주들은 소외됐습니다.

네오위즈 자회사인 네오위즈인터넷 (3,795원 ▲85 +2.29%)도 전략적 제휴회사인 에스엠 (91,300원 ▲1,200 +1.33%)주식을 1년2개월간 '단타'로 투자해 131억원의 순익을 거둬가면서 눈총을 받기도 했습니다.


삼성증권은 게임즈와 네오위즈의 이 같은 거래가 게임즈 투자자들의 이익을 명백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며 경영진을 신뢰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토자이홀딩스와 AD모터스도 2009년말부터 수차례 상대 기업 주식에 주거니 받거니 투자하고 있습니다.

토자이홀딩스 현직 감사였던 유영선 대표는 지난 2009년 5월 AD모터스 대표이사에 올랐고 2009년 11월 약 22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습니다. 토자이홀딩스는 엘엔에스벤처캐피탈 등 40여명과 함께 유상증자에 10억원을 참여했습니다. 유가증권신고서를 냈기 때문에 보호예수 기간은 없었고, 토자이홀딩스의 보유주식이 5%를 넘지 않아 공시로 매매거래가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한 달 뒤인 12월 3일 유상증자에 성공한 AD모터스는 다시 자금을 토자이홀딩스에 투자했습니다. 220억 증자에 성공한 뒤 10억원을 투자한 회사에 약 35억원을 다시 투자해준 셈입니다.

AD모터스는 1년 반을 들고 있던 토자이홀딩스는 주식을 지난 4일 돌연 매각했습니다. 주당 865원에 받은 주식을 주당 651원에 팔면서 약 6억5000만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AD모터스는 토자이홀딩스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자 대규모 매물을 쏟아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올해 3월 1100원대까지 올랐던 토자이홀딩스는 올해 3월 감사보고서 미제출로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고, 작년 영업손실 72억원은 상폐우려를 키웠습니다. 감사의견 한정으로 퇴출은 면했지만 주가는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유영선 AD모터스 대표는 올해 3월부터는 토자이홀딩스 감사에서 퇴임했습니다.

최근 토자이홀딩스는 '희토류 테마'에 힘입어 3일 연속 상한가로 뛰어오르며 400원대에서 690원까지 뛰었고, AD모터스는 이 기간 중 주식을 팔았습니다.

토자이홀딩스는 소액주주 지분이 절대다수로 76%를 넘는 회사였습니다. 대량매물에 소액주주들의 손실폭도 커졌을 겁니다.

두 개의 상장사간 거래는 잘 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지만, 악용될 경우 범죄로도 이어질 우려도 있습니다.

과거 모빌링크와 단성일렉트론, 두개의 상장사를 활용해 교묘하게 자금회전을 하던 '기업 사냥꾼'들은 주가조작으로 검찰에 잡혀 철창신세를 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혹은 대주주 지인 소유 회사가 상장사를 오가면서 증자, 장내매수, 매도 등의 복잡한 자금회전이 이뤄졌습니다.

결국 모빌링크는 2009년초, 단성일렉트론은 올해 초 상장폐지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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