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 이 기사는 07월21일(21:05)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갑자기 신용등급 불일치(rating split) 사례가 늘고 있다. 한날 한시에 똑같은 등급을 발표해 '혹시 짠 거 아냐'란 의심마저 들게 하던 국내 신용평가 3사가 최근 들어 같은 기업에 다른 등급을 주는 빈도가 부쩍 잦아졌다.최근의 사례는 코람코투자신탁으로 한기평이 BBB+(안정적)을 부여한 반면 한신정평가는 A-(안정적)을 줬다. 같은 기업에 대해 한 곳에서는 A급 기업으로, 다른 곳에서는 B급 기업으로 분류한 것으로 상당한 견해차이로 볼 수 있다.
평가사 중에서는 한기평이 가장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14개의 불일치 사례에서 무려 9곳에서 다른 평가사보다 한 노치(notch) 낮은 등급을 주고 있다. 한신평은 4곳에서, 한신정평가는 2곳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주는 것에 비하면 최근 한기평의 등급이 인색함을 알 수 있다.
한기평에서는 최근 향후 신용평가를 좀 더 까다롭게 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내부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올해 들어 부쩍 심해진 신용등급 인플레로 평가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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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 관계자는 "등급에 거품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업계 전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수익에 손해가 있더라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기평 관계자는 "글로벌 재정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기과열이 우려됨에 따라 좀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빈도는 잦지 않지만 내릴 때 과감해 보인다. 일각에서 '뒷북'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대한전선의 신용등급을 과도한 차입금 부담을 근거로 하향 조치한 곳이 한신평이다. 솔로몬저축은행, 삼부토건 등 재무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기업은 수시평가를 통해 등급을 강등했다.
특히 삼부토건의 경우 PF우발채무의 현실화 우려에 BBB+(안정적)에서 BB+(하향검토)로 무려 3노치를 내렸다. 하향 논리는 같았으나 한신정평가는 BBB-(하향검토)등급에 그쳤다.
한신정평가는 최근만 보면 등급을 잘 주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14개 불일치 등급 중 10곳에서 한신정평가의 등급이 타 평가사에 비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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