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신용평가사간 등급 갈린 곳 살펴보니

더벨 서세미 기자 2011.07.2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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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개 이상 등급 스플릿 발생…한기평 가장 '보수적'

더벨|이 기사는 07월21일(21:05)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갑자기 신용등급 불일치(rating split) 사례가 늘고 있다. 한날 한시에 똑같은 등급을 발표해 '혹시 짠 거 아냐'란 의심마저 들게 하던 국내 신용평가 3사가 최근 들어 같은 기업에 다른 등급을 주는 빈도가 부쩍 잦아졌다.



머니투데이더벨이 조사한 결과 올 들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한신정평가(이상 가나다순) 등 3사에서 서로 다른 신용등급을 부여한 경우는 모두 14곳에 달했다. 그것도 지난달 중순이후 등급 불일치가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사례는 코람코투자신탁으로 한기평이 BBB+(안정적)을 부여한 반면 한신정평가는 A-(안정적)을 줬다. 같은 기업에 대해 한 곳에서는 A급 기업으로, 다른 곳에서는 B급 기업으로 분류한 것으로 상당한 견해차이로 볼 수 있다.



평가의 내용 자체가 크게 달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수한 시장지위를 갖고 있고 재무안정성이 높다는 면에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한기평이 침체된 부동산 경기로 성장이 불확실하다고 내다본 반면 한신정평가는 저위험 담보신탁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이라 분석했다.

평가사 중에서는 한기평이 가장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14개의 불일치 사례에서 무려 9곳에서 다른 평가사보다 한 노치(notch) 낮은 등급을 주고 있다. 한신평은 4곳에서, 한신정평가는 2곳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주는 것에 비하면 최근 한기평의 등급이 인색함을 알 수 있다.

한기평에서는 최근 향후 신용평가를 좀 더 까다롭게 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내부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올해 들어 부쩍 심해진 신용등급 인플레로 평가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기평 관계자는 "등급에 거품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업계 전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수익에 손해가 있더라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기평 관계자는 "글로벌 재정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기과열이 우려됨에 따라 좀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빈도는 잦지 않지만 내릴 때 과감해 보인다. 일각에서 '뒷북'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대한전선의 신용등급을 과도한 차입금 부담을 근거로 하향 조치한 곳이 한신평이다. 솔로몬저축은행, 삼부토건 등 재무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기업은 수시평가를 통해 등급을 강등했다.

특히 삼부토건의 경우 PF우발채무의 현실화 우려에 BBB+(안정적)에서 BB+(하향검토)로 무려 3노치를 내렸다. 하향 논리는 같았으나 한신정평가는 BBB-(하향검토)등급에 그쳤다.

한신정평가는 최근만 보면 등급을 잘 주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14개 불일치 등급 중 10곳에서 한신정평가의 등급이 타 평가사에 비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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