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월 지급상품 열풍에 가담, '즉시연금' 출시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1.07.21 06:41
글자크기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 1억 맡기면 월 최고 55만원 지급...9월 선보일 예정

정부가 국민들의 노후 재테크를 돕기 위해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월 지급 방식의 연금보험 상품을 내놓는다.

20일 정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우본)는 1억 원을 맡기면 20년 동안 매월 50∼55만 원을 지급하는 '우체국 즉시연금'을 오는 9월 출시한다.

'즉시연금'이란 장기간 돈을 불입해 나중에 다달이 받는 일반 연금 상품과 달리 한꺼번에 목돈을 예치한 뒤, 매월 연금 형태로 받는 금융상품이다. 목돈을 예치하자마자 매월 일정 수준의 돈을 받기 때문에 노후 재테크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체국 즉시연금의 최대 무기는 '안정성'이다. 정부에서 운용하기 때문에 일반 보험회사나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월지급식 상품과 달리 '원금보장'이 된다.

연금액도 업계 최고 수준이 될 전망이다. 우본은 평균 1억 원 가입을 기준으로 했을 때 다른 보험사보다 매월 2∼3만 원 정도 더 많이 받도록 상품을 설계 중이다. 상품 종류도 △5000만 원 △1억 원 △2억 원 등 금액별로 세분화할 계획이다. 기간은 20년과 종신형 등으로 나누고, 가입연령은 최소 40세부터 최고 80세로 정할 방침이다. 종신형의 경우 가입연령이 높을수록 수령 금액이 커진다.



우본은 전국 2800여 개 우체국 점포(거래고객 1200만 명)를 통해 90조 원의 금융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체국 금융자산 90조원에서 자금을 직접 조달하고 운용하다보니 가입 수수료를 비롯한 각종 비용이 은행, 보험사보다 낮다"며 "안정성은 물론 타 금융상품보다 연금 수령액이 많은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민들의 노후 재테크를 돕기 위해 이번 상품을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상품은 일반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즉시연금'과 달리 예치금액 한도가 있다. 연령에 따라 최고 2억 원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우체국이 정부 기관인 탓에 연금 지급 상한선(연간 최대 900만 원, 월 환산 75만 원)이 정해져 있어서다. 정부가 민간 금융사 불만을 막기 위해 법으로 연금 한도를 정해 놨다.

우본은 국내 '즉시연금' 시장 규모를 1조 원 정도로 추산했을 때, 9월 출시 후 연말까지 최소 1000∼2000억 원의 유치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월 지급 금융상품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증시 등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매월 일정액을 받는 월 지급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특히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월 지급 펀드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원금보장이 안 되는 단점이 있어 우본은 즉시연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한은행 PB센터 관계자는 "요즘 직장인들이 노후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매월 연금처럼 돈을 받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정부가 월 지급 상품을 내놓으면 국민 관심도 높아지고, 시장 자체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