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SK그룹에 따르면 최고위 경영진은 최근 SK텔레시스의 W폰 제조부문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이 사업을 중단하기로 최종방침을 정했다.
SK텔레시스 등의 사업부문에는 이 방침이 아직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시스 휴대폰 사업부 임원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 4월 전후로 일시적 유동성 위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해결됐다"며 "내달 신제품을 내놓고 내년 롱텀에볼루션(LTE) 단말기 개발도 준비중이라 사업중단 가능성은 없다"고 부인했다.
SK그룹이 W폰 사업을 시작한 건 2009년 8월이다. '이동통신 인프라-고객마케팅-서비스 사업'에 이어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겠다는 게 SK그룹의 구상이었다. 휴대폰 사업은 최신원 회장이 경영해온 SKC 산하의 통신장비업체 업체인 SK텔레시스가 맡아, 그해 8월 SK텔레택(현 팬택) 인력을 주축으로 신규사업부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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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최 회장이 강한 의지를 보였던 것은 통신시장의 입지강화와 함께, 그룹 지배구조 재편을 염두에 둔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K텔레시스가 성장하면 최종건 SK창업주의 장손인 최 회장도 그룹내 위상이 올라갈 수 있다. 이후 SK텔레시스는 다양한 W폰 제품을 SK텔레콤에 납품, 시장공략에 나섰으나 진출이 늦은데다 아이폰, 갤럭시S 등 스마트폰으로 시장판도가 크게 바뀌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적자도 누적됐다.
지난해 휴대폰 사업에서만 20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하며 자금난에 시달렸고 올들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최근 최 회장은 유상증자를 통해 긴급자금을 수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