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붕괴'… 한달새 1억 '급락'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전병윤 기자 2011.07.1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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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6월 실거래가' 4개월째 하락… 사업 장기화에 "팔고 빠지자" 심리확산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아파트 실거래가격이 최근 한달새 최고 1억원 가까이 빠지는 등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강남 재건축단지도 불과 한 달 만에 수천만원씩 실거래가가 떨어지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재건축아파트값이 급락하면서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이에 따라 일반아파트 가격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자료: 부동산114자료: 부동산114


14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6월 신고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불과 한달새 9000만원 하락한 단지도 있다.

지난 3월 말 재건축 개발계획안이 통과돼 한때 3000만원 이상 호가가 뛰었던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51㎡(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6월 신고 실거래가격이 8억5000만원으로, 전월(9억4000만원)에 비해 9000만원이 떨어졌다.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77㎡ 실거래가도 전달보다 2000만원 하락한 8억75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의 경우 지난 2월 한때 거래가격이 9억8500만원까지 올랐으나, 넉달새 1억1000만원(11.1%)이나 빠진 셈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아파트값은 지난 1월(0.39%)과 2월(0.17%) 상승세를 탔으나 △3월 -0.56% △4월 -0.34% △5월 -0.54% △6월 -0.64% 등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구의 3.3㎡당 매매가는 지난 4월까지 4000만원선(4037만원)을 유지하다 5월에 3993만원으로 떨어진 후 6월엔 3945만원으로 낙폭을 키웠다.


이처럼 재건축값이 급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대다수 단지들의 사업이 장기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 사업이 장기 표류하면서 대출을 끼고 산 매수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매수자들이 피로감을 느끼며 적당한 가격에 팔고 나오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과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여파가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건축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저가매물 위주의 매수세가 되살아나 강남권에서 아파트 거래는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계약후 15일 이내에 신고토록 돼 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경우 1~5월까지 거래량 감소세를 보였으나 6월(707건)에는 전달(575건)에 비해 23.0% 증가했다.

강남권 재건축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서울 외곽지역은 물론 수도권 신도시 일반아파트까지 동반 하락하는 '동심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3억4500만원에 거래됐던 도봉동 한신아파트 85㎡의 경우 6월에 3억1000만원에 팔려 한달새 3500만원(10%) 떨어졌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분당 구미동 무지개아파트 85㎡ 실거래가도 5월 5억900만원에서 6월 4억5900만원으로 5000만원 떨어졌다.

한편 지난달 전국에서 실거래가를 신고(4~6월 계약분)한 아파트 거래는 총 4만6885건으로 전달 4만8077건보다 2.5% 줄었다. 지난 4월 이후 3개월째 감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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