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리 증후군, 정신과 질환이라 하기 어렵다"

머니투데이 정은비 인턴기자 2011.07.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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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미스 리플리'에 출연 중인 이다해(출처='미스 리플리' 공식 웹사이트)MBC 드라마 '미스 리플리'에 출연 중인 이다해(출처='미스 리플리' 공식 웹사이트)


MBC 월화드라마 '미스 리플리'의 주요 소재인 '리플리 증후군'이 화제다.

'리플리 증후군'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재능있는 리플리씨'의 주인공 이름에서 비롯된 명칭이다. 꿈꾸거나 바라는 것을 현실에서 이루기 어려울 때 스스로 만들어낸 가공의 세계를 진짜로 믿어버리는 증상을 일컫는다.

원래 '애즈 이프(As If)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쓰였지만 영화 '태양은 가득히'가 인기를 끈 후 '리플리 증후군'이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리플리 증후군' 자체는 공식적인 정신 질환이 아니다. 한창수 고려대학교 안산 병원 정신과 교수는 "정신 질환이 되려면 해당 증상으로 사회, 직업, 가족 기능 등 일상에 장애가 발생해야 한다"며 "리플리 증후군만 놓고 보면 정신과 질환이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망상은 서서히 증세가 심각해지며 그 종류도 다양하다"며 "망상이 탄탄해져 체계를 갖추면 주위에서 쉽게 깰 수 없고 물리적인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표적 망상 장애인 의부증, 의처증에 비해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완치율도 낮다"고 덧붙였다.

김범조 삼성 밝은마음 정신과의원 원장도 "거짓을 사실이라고 믿는 '망상 장애 증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성격적 망상 장애는 오랜 시간 누적돼 형성되기 때문에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정신분석적 상담과 최면 치료를 최소 1년 이상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의학사에서 펴낸 '신경정신과학'에 따르면 망상 장애는 비교적 인격이 잘 유지된 상태에서 발생한다. 체계화된 망상을 한다는 점에서 해리성 인격장애(한 사람에게 여러 명의 인격이 공존하는 현상)와 구별된다.

억압된 환경이나 어려운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성향과 내적 충동, 고독감 등이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광범위한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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