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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인사 '여경 전설', 만삭 의사 부인 사망 사건땐…

머니투데이 중앙일보 2011.07.1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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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경찰서 첫 여성 강력계장 파격 인사 … 경찰 개혁 선봉에

‘사건 1번지’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 사건 수사 지휘봉을 잡은 박미옥 경감.‘사건 1번지’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 사건 수사 지휘봉을 잡은 박미옥 경감.




‘여경(女警)의 전설’ 박미옥(43) 경감이 서울 강남경찰서 최초의 여성 강력계장이 됐다.

강남경찰서는 2008년 고시원 방화사건을 비롯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강력사건들이 일어나 ‘사건 1번지’로 불리는 곳이다. 마포경찰서 강력계장으로 있던 박 경감을 강남경찰서로 배치한 것은 12일 단행된 인사이동의 백미로 꼽힌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현오 경찰청장이 경찰 개혁의 시발점으로 강남권 경찰서를 지목한 이후 실시된 첫 인사 조치”라며 “박 경감에게 강남 치안 업무의 선봉장 역할을 맡긴 데는 여성 특유의 섬세한 카리스마로 개혁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박 경감 발탁은 마포서 강력계장으로 만삭 의사 부인 살해 사건, 한강변 여중생 살인 사건을 담당하며 보여준 현장 수사 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박 경감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서는 조 청장이 직접 경찰 개혁의 신호탄으로 지목한 곳이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파격적인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내가 강남서에 온 이유는 기존의 형사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부정부패 척결은 물론이고, 주민들이 ‘강남에 살면 확실한 치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내게 주어진 임무라고 본다.”

 -앞으로의 포부는.

 “형사 박미옥의 철학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다. 애정 없이 범인을 잡는 일에만 성취감을 느낀다면 형사가 아니라 사냥꾼이다. 내 철학이 이번 인사조치로 대거 영입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젊은 형사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 그들이 형사로서, 그리고 강남 경찰 개혁을 이끄는 주역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988년 순경으로 출발한 박 경감은 2000년 최초의 여성 강력반장, 2003년 양천서 최초의 여성 마약범죄수사팀장, 지난해 마포서 최초의 여성 강력계장 등 가는 곳마다 ‘최초’ 기록을 갈아치웠다.


98년 신창원 탈옥, 2004년 유영철 연쇄살인, 2008년 남대문 화재 등 굵직한 사건을 맡으며 특진을 거듭했다. 지난 1월 만삭 의사 부인 사망 사건 때는 피의자를 직접 조사하며 10시간 넘게 화장실도 가지 않고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박 경감의 부임과 함께 강남서 형사지원팀장에 구자경(44·여) 경위가 임명됐다. 박성주 강남서 형사과장은 “형사과 내 간부급 인사 중 여경이 2명 이상 포함된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박 경감 등이 새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남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형사과 소속 74명의 형사 중 28명을 교체했다. 팀장급 14명 중 10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21명의 내부 보직 이동자까지 합하면 전체 형사과 인원의 3분의 2가 자리바꿈을 했다는 점에서 ‘강남서 최대의 물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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