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토마토 씨앗이 金보다 더 비싸다고?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07.10 14:30
글자크기

농우바이오의 중국현지법인 세농종묘 '밭에서 금 캐는 사연'

↑ 세농종묘 박상견 사장.↑ 세농종묘 박상견 사장.


"중국의 도시에서는 삼성전자의 애니콜을 찾고 농촌에서는 세농종묘의 R301(백옥춘)을 찾습니다."

박상견(朴商見) 세농종묘 대표는 "R301의 소출이 다른 무보다 1.6배 정도 많기 때문에 R301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중국 농민의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사장은 "씨앗 하나에 1위안(170원) 정도 하기 때문에 단위 무게당 가격은 금보다 비싼 씨앗도 많다"며 "씨앗 개발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 외에 비즈니스로도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우바이오 (7,490원 ▲50 +0.67%)의 중국 현지법인으로 1994년에 설립된 세농종묘는 한국에서 개발된 씨앗과 베이징 광둥 허베이 등 중국 현지 연구소에서 개발한 120여개 채소 씨앗을 판매하고 있다. 몬산토 신젠타 리아그램 대만농우 등 글로벌 대규모 종묘회사와 경쟁을 벌여 중국의 채소 씨앗 시장점유율이 5%에 이르고 있다. 특히 무 씨앗의 점유율은 90%, 배추 씨앗 점유율은 70%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중국 농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무 씨앗, 세농R301(백옥춘). 50g짜리 200통이 들어 있는 한 상자의 소매가격이 800만~1000만원에 이른다.   ↑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중국 농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무 씨앗, 세농R301(백옥춘). 50g짜리 200통이 들어 있는 한 상자의 소매가격이 800만~1000만원에 이른다.
올해 매출액은 1억위안(170억원), 순이익은 2000만위안(34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세농종묘의 임직원이 109명(한국에서 파견된 사람 11명, 중국인 현지채용 98명)이니까 1인당 매출액은 약1억5600만원, 1인당 순이익은 3100만원에 이른다. 자본금이 100억원(930만달러)이니 자본이익률도 34%에 이른다. 규모는 아직 작지만 경영지표로 볼 때 초우량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농종묘의 꿈은 크다. 중국 농민은 아직까지도 씨앗을 사서 채소를 재배하기보다 자신이 키운 채소에서 씨앗을 받아 재배하고 있어 채소 씨앗 시장규모가 4000억원 정도밖에 안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소출이 많은 교배 씨앗을 사서 재배할 것에 대비해 좋은 씨앗을 개발하고 있다.

박 사장은 "베이징연구소에 4만8000평, 광둥연구소에 2만3000평, 허베이연구소에 20만평의 농토를 확보해 채소 씨앗을 개발하고 있다"며 "2015년에는 매출이 2억위안(340억원)으로 2배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창고에 가득 쌓인 씨앗. 현재 창고에 있는 씨앗이 130t 정도 되고, 수확이 다 끝나면 200t에 이른다.↑ 창고에 가득 쌓인 씨앗. 현재 창고에 있는 씨앗이 130t 정도 되고, 수확이 다 끝나면 200t에 이른다.
1997년 말에 몰아닥친 외환위기로 흥농종묘 중앙종묘 서울종묘 등 대부분의 종묘 회사들이 외국기업에 넘어간 뒤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농우바이오와 세종농묘. 한국의 채소 씨앗 시장이 1500억원 정도인 반면 중국은 현재 4000억원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어 세농종묘 매출액이 모기업인 농우바이오(500억원)를 앞지를 날이 틀림없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농민들이 R301 뿐만 아니라 고추 토마토 당근 등도 애니콜처럼 찾는 날이 올 때까지 세농종묘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