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미국 기업, 위안화 절상-임금 인상 '이중고'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07.05 16:08
글자크기
중국의 위안화 가치 절상으로 인건비와 수출단가 등이 올라가자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공장 이전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위안화는 지난 1년간 달러 대비 5.7% 상승했다.

운동화와 스포츠의류 제조업체인 브룩스 스포츠는 지난 2년간 중국 공장의 시간당 인건비가 50%이상 올랐다. 이 회사는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절상되자 공장을 아시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브룩스 스포츠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한 회사다.



데이비드 보한 브룩스 스포츠 최고운영책임자(CIO)는 현재 중국 파트너와 함께 아시아 다른 지역에 함께 공장을 설립하거나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새로운 합작 파트너는 찾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짐 웨버 최고경영자(CEO)는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일부 제품은 가격을 올리고 일부 제품은 마진 감소를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헬리콥터와 오티스 엘리베이터, 캐리어 에어컨 등을 제조하는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그렉 헤이즈도 지난 5년간 중국의 인건비가 두 배 이상 뛰었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의 중국 공장에는 1만7000명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헤이즈는 인건비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근로자 숫자를 줄이는 대신 생산 자동화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시아 다른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문제에 대해선 "인건비가 급격히 오르지 않는 한 공장 이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설비를 이전하는데 돈이 많이 드는데다 환율 급변동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는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제품 가격은 올리지 않을 예정이다.


오디오 제조업체인 하만 인터내셔널 인더스트리즈는 중국 제조업체에서 부품의 25%를 구매하고 있다. 하만은 현재의 구매 계약이 종료되면 중국 제조업체가 부품 가격을 크게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다른 지역으로 부품 공급선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하만은 중국에 2개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등 중국 진출은 확대하고 있다. 인건비는 비싸지만 이를 상쇄할만큼 중국이 제공하는 수익 창출의 기회가 크다는 설명이다.



위안화 가치 절상은 생산 단가를 올리는 요소지만 중국의 중산층을 키우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따라서 중국 중산층을 소비자로 하는 미국의 수출기업에는 커다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미국의 중국 수출은 2005년 410억달러에서 지난해 920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