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기업 (836원 ▲4 +0.48%)·LIG건설 등이 잇따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연초 예상된 그룹 계열 건설사들의 무더기 신용등급 하향조정 사태는 기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로선 구조조정 대상 건설사는 10곳 안팎으로 관측된다. 더구나 신용위험평가를 하기 전에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미 알려진 부실 회사들이 업데이트 차원에서 포함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두산건설 (1,240원 0.0%)이나 STX건설 등 그룹 계열 건설사들의 유상증자나 대주주의 지원 등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했다"며 "그룹 계열사에 대한 일률적인 등급하향은 없다"고 밝혔다.
당초 건설사들은 은행의 신용위험평가의 주 타깃이 됐다. 건설사들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아파트를 짓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빌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갚지 못하면서 도미노 부실 우려가 확대됐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올들어 진흥기업, LIG건설, 삼부토건 (601원 ▲2 +0.33%), 동양건설 (0원 %)산업 등 중견업체들이 잇따라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진흥기업(효성그룹)·LIG건설(LIG그룹)처럼 대기업의 무책임한 '꼬리 자르기'가 이어진 것도 은행들이 더욱 엄격한 잣대를 갖고 평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신용위험평가 기초작업을 벌인 지난 3~4월에 수십여개 건설사가 C나 D등급을 받을 것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폭과 강도가 상당히 줄어든 셈이다.
정부와 감독당국도 C나 D등급을 받은 회사들을 발표하지 않기로 하면서 조용한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 김 건 기업재무개선지원단 과장은 "시장의 혼란을 증폭시키지 않기 위해 해당 은행과 건설사끼리 비공개를 전제로 자율적 진행에 맡겨 과거처럼 '블랙리스트'가 난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룹 계열사란 이유로 후한 점수를 주는 관행을 개선하려던 구조조정의 칼날이 무뎌진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IG건설 사태까지만 해도 그룹 계열 건설사들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됐지만 결과적으로 빈 수레만 요란했던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