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도 해본 사람이 안다" 실리콘밸리선 벤처로 성공한 창업자가 엔젤로

머니투데이 이현수 기자 2011.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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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기획] 88만원 세대를 88억원 세대로

구글출신 50명이 투자한 초기기업만 400개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2003년 하버드대 기숙사에 틀어박혀 교내 사이트를 만들었다. 해킹으로 여학생 사진을 확보한 뒤 인기투표를 해 파문을 일으켰다. 2004년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페이스북의 전신 더페이스북을 만든 뒤 실리콘밸리로 날아갔다. 학교도 중퇴하고 미국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날아간 건 엔젤투자자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 곳에서 그는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티엘에게 첫 투자를 받았고, 음악서비스 냅스터 창업자인 숀 파커로부터 회사경영에 필요한 조언을 들었다.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힘은 바로 이 같은 엔젤투자자들의 인큐베이팅이다. 이곳 엔젤투자자들은 가능성이 보이는 신생기업에 자금을 투자하고,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개발 등에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 준다. 적절한 조언으로 회사가 성장하도록 돕고, 홀로 설 때쯤에는 벤처캐피탈 투자를 받거나 대기업에 매각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징가 등이 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기업들이다.



이곳의 엔젤투자자 중에는 자신도 창업을 해서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유독 많다. 슈퍼엔젤로 통하는 론 코웨이도 퍼스널트레이닝시스템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매각해서 돈을 벌었다. 그는 이 자금으로 구글 페이팔 페이스북 트위터 등 500개가 넘는 기업에 투자해 이익을 내고 있다. 꼭 창업자만이 아니다. 초기회사에 참여해 상장이나 매각으로 돈을 번 사람들도 실리콘밸리의 핵심 엔젤투자자들이다. 구글 초기에 합류했던 50여명의 구글러들이 상장으로 번 돈을 이용해 투자한 초기기업만 400여개에 달한다.

오라클 시니어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조성문씨는 "창업을 했거나, 초기회사에 일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이 있기 때문에 투자회사를 보는 통찰력이 있고, 후배 창업자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해서 번 돈으로 초기기업에 투자하고, 그 회사가 성공하면 투자한 사람도 투자를 받은 사람도 또 다른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이런 선순환이 실리콘밸리의 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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