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소니, 중소형LCD 사업 통합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06.0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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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지원 받아 연내 통합회사 신설, 시장점유율 1위 등극…글로벌 시장 재편 관측

도시바와 소니가 스마트폰 등에 부품으로 사용되는 중소형 LCD 사업을 통합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양사는 연내에 통합 회사를 신설하고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로부터 출자를 받아 들이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 산업혁신기구의 자금을 바탕으로 일본 현지에 생산라인을 신설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텔레비전에 쓰이는 대형 패널 부문에서는 한국과 대만 기업들에 밀리고 있지만 성장 분야인 중소형에서는 '관민일체'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고화질 패널의 개발과 양산도 서두른다.



도시바와 소니는 이달 중 이같은 계획의 기본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된 신설 회사가 증산에 투자하기 위한 1000억엔 이상의 제3자할당(배정)증자를 실시하고 전액을 산업혁신기구가 인수한다. 이어 최종적 출자 비율은 산업혁신기구가 70~80%를, 나머지는 도시바와 소니가 나눠 갖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각각 전액 출자한 자회사에서 LCD를 생산하고 있는 도시바와 소니는 신설되는 통합회사의 새로운 생산라인은 소니모바일디스플레이의 아이치현 히가시우라 사업장에 세우는 방안을 유력히 검토 중이다. 또 LCD보다 고화질이면서 소비전력이 적은 고정밀 유기EL패널 양산 기술 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 도시바는 사회 인프라 사업과 반도체 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시키는 전략을, 소니는 자사 공장을 최대한 운영하지 않고 외부 업체에 생산을 위탁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혁신기구는 도시바와 소니가 각자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사업 능력을 충분히 키우지 못하고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TV용 LCD 사업처럼 실패가 반복될 것을 우려해 유기EL패널 연구를 계속해 온 양사의 통합을 지원키로 했다.

중소형 LCD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부품으로 사용되며 터치 기능을 갖고 있는 등 TV용 LCD보다 고기능이다. 아직까진 일본 업체들이 우위를 갖고 있지만 한국과 대만 기업들의 추격이 거센 상황이다.


시장조사 회사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형 LCD 패널 세계 시장 점유율은 도시바모바일디스플레이가 9.2%로 4위를, 소니모바일디스플레이가 6.1%로 7위를 기록했다. 양사 점유율을 합치면 15.3%로 14.8%의 1위 샤프를 제칠 수 있다.

중소형 LCD 시장을 둘러싸고 세계 6위의 히타치디스플레이는 이미 3위 업체인 대만 치메이전자(CMI)를 보유한 혼하이정밀공업과 제휴 협상에 들어가 합작회사를 설립을 검토 중이다.

점유율 1위 업체 샤프의 경우 TV용 LCD는 혼하이정밀과 자재 공동 구매 등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지만 중소형 LCD는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신 TV용 LCD를 생산하는 미에현 가메야마 공장을 중소형 LCD 생산 공장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중소형 LCD 업계가 히타치와 혼하이정밀, 도시바와 소니, 샤프 등 상위 3개 진영이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는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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