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7일 파업', 남은 건 '대박'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1.05.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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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황순태도 차익 40억원… 유성기업 '재평가' 최대수혜

ⓒ이기범 기자ⓒ이기범 기자


유성기업 7일 파업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유성기업 스스로라는 얘기가 나온다. 생산중단에 따른 영업손실에도 불구, 거둔 게 적잖다.

무엇보다 핵심자동차부품업체라는 인식이 시장에 각인됐다. 유성기업 노조원 500여명의 파업에 현대차와 기아차 생산라인이 멈춰서면서다. 현대·기아차는 피스톤링의 75%를 유성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유성기업의 재발견', '신(新)파업경제학'이라 할 만하다.



증시 반응은 즉각적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성기업 (2,680원 ▲10 +0.37%) 주가는 파업 이후 7거래일 동안 67.6%(1845원) 올랐다. 파업 3일째였던 지난 20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이번 주 들어 23일부터 나흘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이날 종가(4575원)는 2007년 9월7일 이후 최고가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최근까지 몇 만 주 수준에 그쳤던 거래량은 지난 20일 5만주에서 23일 350만주, 24일과 25일에는 1000만주까지 늘었다. 이날도 300만주 이상 거래됐다.

유시영 대표 등 최대주주 측도 수혜를 보고 있다. 유 대표는 유성기업 지분 20.11%(521만9197주)를 보유하고 있다. 부친이자 유성기업 창립자인 유홍우 명예회장이 보유한 3.09%(80만1477주)를 비롯해 친인척 지분이 18.74%다. 나머지 10.21%는 유성기업(1.16%)과 관계사인 화성실업 등이 들고 있다.

이들 최대주주 측 지분(49.06%)의 평가이익은 파업 전보다 234억8900만원이 늘었다. 유 대표 개인 지분 평가이익만 100억원에 가깝다.


자동차 용접설비 제작업체인 삼전의 황순태 회장(72·사진)도 이번 파업사태의 숨은 수혜자다. 황 회장은 지난 2월18일 기준으로 유성기업 주식 204만1000주(7.86%)를 보유하고 있다. 유 대표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2대 주주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주식 매수 당시 단가 대비 40억원 가까운 평가차익을 올렸다.

황 회장이 처음 유성기업 주식에 손을 댄 것은 2009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당 2832원에 143만5000주를 장내매수하면서 한숨에 유성기업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같은 해 7월에 주당 2505원에 34만6000주를 추가 매수한 뒤 1년반만인 올해 2월에 26만주를 또 샀다. "회사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게 황 회장이 밝힌 매수 이유다.

황 회장은 증시에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슈퍼개미'다. 2007년 모아텍 주식 54만여주를 장내 매수했다가 1년여만에 20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두면서 개인 '큰 손'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고려개발과 삼호, 제일창업투자(제일창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충남 유성기업 아산공장을 찾은 유성기업 유시영 사장이 내부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지난 24일 오후 충남 유성기업 아산공장을 찾은 유성기업 유시영 사장이 내부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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