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드 출마, IMF 수장 놓고 선진vs 신흥 '본격 勢대결'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1.05.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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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 라가드 佛재무장관 25일 공식출마... 브릭스 "유럽출신, 절대 반대"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직을 둘러싼 유럽과 신흥시장의 본격적인 세대결이 시작됐다.

라가드 출마, IMF 수장 놓고 선진vs 신흥 '본격 勢대결'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총재의 낙마 이전부터 유력시됐던 크리스티앙 라가드 프랑스 재무장관(55·사진)은 25일(현지시간) 오전 11시45분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에대해 IMF 개혁을 촉구하며 신흥시장의 목소리 확대를 주장해 왔던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아공화국 등 일명 브릭스(BRICS)는 24일 즉각 성명을 내고 유럽출신의 IMF 총재 선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전통의 압박=IMF는 내달 10일까지 총재 후보를 받아 3명의 후보군을 추린 뒤 6월말 총재를 선임한다. IMF총재는 집행이사회에서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되는데 단순히 이사들의 과반 찬성이 아니라 187개 회원국의 지분율(쿼터)에 비례한 투표권의 과반수로 결정된다.

시장에서는 신흥시장의 반발을 무시하고 이미 라가드의 우위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IMF 부총재 출신으로 현재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스 연구소의 데스몬드 라흐만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라가드로 결정난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며 “신흥시장들이 의견을 모아 한명의 후보자를 지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드 장관이 제11대 IMF 총재가 되면 그는 프랑스 출신으로서는 다섯번째로,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IMF 총재가 된다.

변호사 출신인 라가드 장관은 2005년 프랑스 정부에 합류하기 전 미 로펌에서 근무했으며 유럽의 재정적자 위기 속에서 선봉에 서서 완만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09년 그를 유럽 최고의 장관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라가드 장관은 고국인 프랑스는 물론이고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영국 등 유럽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범유럽의 IMF내 투표권은 35.6%에 달한다.

IMF내에서 가장 많은 투표권(16.8%)를 가진 미국은 신흥시장과 유럽의 눈치를 보느라 아직까지 뚜렷한 지지 표시를 삼가고 있다. 이에 따라 26~27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 정상회의(G8)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둘러싸고 유럽 출신 총재 지지 압박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미 재무부 출신인 에드윈 트루먼은 “오바마 대통령이 G8에서 IMF 총재 인선과 관련해 압박을 받을 테지만 미국은 라가드가 IMF내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때까지 지지를 보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흥세력의 적은 외부 아닌 내부=유럽의 단결에 신흥시장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브릭스 국가들은 “IMF 수장이 유럽출신이 돼야한다는 진부한 관습에 반대한다”며 “이는 국제기관의 적법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프랑소와 바로인 예산장관은 유럽1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라가드 장관의 IMF 총재직 입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IMF 총재 선임에 중요한 영향력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브릭스 국가들과 함께 성명을 냈을 뿐 공식적으로 특정 후보를 거론하지는 않은 상태다.



또 터키 필리핀 아랍에미레이트(UAE) 카자흐스탄 등 18개 개발국들도 유럽 후보에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그러나 이들의 IMF내 입지는 좁다. 이들 국가들의 투표권은 대부분 0.5% 미만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신흥시장의 가장 큰 적은 유럽보다 내부 통합이다. 멕시코 러시아 남아공 등이 각국의 후보를 지지하면서 단일 후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출신인 아빈드 비르마니 IMF 이사는 “비관론자도 낙관론자도 아니지만 이번 (IMF 총재) 결과가 다를 것이라는 조짐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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