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사태 '장기화' 가능성…당국 나서야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11.05.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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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충돌로 노사간 대화 해결 물건너가

자동차 엔진부품 업체인 유성기업의 파업사태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중단 위기에 빠지자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파업과 직장폐쇄 과정에서 부상자까지 발생, 노사 모두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어서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 때문에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관계기관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주문이다.



22일 유성기업 노사에 따르면 이번 파업의 원인은 지난 1월부터 진행해온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노사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 더 이상 정상적인 협상을 통한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지난 19일 새벽에는 유성기업 아산공장 도로 앞에서 직장폐쇄에 항의하며 아산공장으로 진입하려던 노조원들을 사측 용역업체 직원이 운전하는 차량이 덮쳐 노조원 1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어 20일 오전에는 아산공장 안 시위현장에서 노사 관계자 600여 명이 서로 대치하던 중 충돌로 6명이 다쳤다.

현재도 아산공장 정문에는 경찰 5개 중대 600여 명, 용역업체 직원 120여명과 사측의 직장폐쇄에 항의하며 농성중인 노조원 250여 명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노조는 금속노조 등 외부단체에 도움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유성기업 노조는 "사측의 사주를 받은 대포차가 조합원에게 돌진하는 등 노사간의 신뢰를 이미 저버린 행동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면서 "지금도 사측은 협상보다는 경찰의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쌍용차 사태에서 보듯, 노사간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는 노사만의 협상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면서 "지방 노동청등 관계기관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8일부터 이어진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인해 현대차 (254,500원 ▼4,500 -1.74%) 울산공장은 22일 디젤엔진 부품 부족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투싼ix', '싼타페', '베라크루즈'의 생산이 중단됐고, 기아차는 앞서 20일부터 '카니발' 생산라인을 세웠다.



한국GM과 르노삼성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모두 유성기업의 부품을 쓰고 있어 생산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업계의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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