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샤넬주의보'···세관도 긴장시킨 샤테크 열풍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1.05.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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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격인상에 "중고로 팔아 차익"…면세한도 초과 밀반입 급증

인천공항 '샤넬주의보'···세관도 긴장시킨 샤테크 열풍


인천공항이 '샤넬주의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샤넬(사진)이 매년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가격이 오르기 전에 핸드백을 밀반입하려는 입국자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샤테크'(샤넬+재테크) 열풍이 식지 않고 있어 당분간 '샤넬주의보'는 유효할 전망이다.



◇'샤넬 오른다' 소식에 밀반입 두 배 급증=20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여행자 면세한도를 초과해 몰래 들여오다가 세관에서 적발된 주요물품 중 핸드백이 2만35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603건과 비교할 때 89% 증가한 수치다. 세관에 적발되지 않은 경우까지 감안하면 실제 밀반입을 시도한 사례는 두 배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핸드백이 귀금속, 주류, 시계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달 초 실시된 샤넬의 가격인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천공항 '샤넬주의보'···세관도 긴장시킨 샤테크 열풍
샤넬은 지난 1일부터 핸드백 가격을 전 세계적으로 평균 25% 인상했다.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 사이즈 제품은 기존 463만 원에서 579만 원으로 116만 원 올렸고, 클래식 캐비어 점보 사이즈 제품은 510만 원에서 639만 원으로 129만 원 뛰었다. 2.55 빈티지 점보 사이즈 제품은 558만 원에서 698만 원으로 140만 원 인상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샤넬 등 일부 명품 핸드백 제조사가 5월에 가격을 인상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해외에서 고가 명품백 구매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두면 돈 된다" 샤테크 열풍=샤넬이 가격을 올린 것은 2008년 11월과 2009년 11월, 지난해 7월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2007년 만해도 20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던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 사이즈의 경우, 4번의 가격인상을 거치며 현재 500만 원 대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불과 몇 년 새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르다 보니 가격인상 전 샤넬 가방을 구입해 중고제품으로 팔아 차익을 거두는 일명 '샤테크' 열풍도 식지 않고 있다.

직장인 임모씨(35세, 여)는 "명품이 가격을 내리는 일은 잘 없어 사두면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이 많다"며 "2007년에 구입했는데 지금 가격이 두 배도 더 올라 팔지 않더라도 돈을 번 느낌"이라고 말했다.

◇긴장한 관세청, 단속강화= 샤넬 가격이 이달에 인상된 만큼 명품백 사재기 현상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샤넬이 최근 잦은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고, 샤넬 이외의 다른 명품 브랜드 가방 밀수입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관세청은 명품 가방 등 호화·사치품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밀반입하는 여행객들이 다수 국민들에게 위화감과 박탈감을 준다고 판단,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매년 핸드백 등 명품 밀반입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여행자 정보분석과에서 명품 등 호화물품 구입자에 대한 정보 분석을 통해 해당 항공편에 대한 전수검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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